“누구에게나 개방” VS “진입장벽 더 심화”

모바일게임 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카카오 게임하기’에 새로운 무심사 입점 정책이 도입돼 논란이 일고 있다.
카카오(공동대표 이제범, 이석우)는 그동안 게임하기의 심사기준에 대해 많은 지적이 있었다며 이번 기회에 투명하고 명확한 입점기준을 만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은 자본력을 갖춘 대형업체들에게 유리하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최근 1주년을 맞은 카카오 게임하기에 새로운 입점 정책이 도입되면서 모바일게임 업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카카오 플랫폼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는 위치로 성장하게 됐다. 또 그만큼 입점 경쟁이 치열해지며 심사 과정에 대한 요구나 의문도 많이 쌓이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무심사 입점 정책이 발표되자 모바일게임 업체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먼저 주요 마켓 최고매출과 인기순위 등 지표를 기반으로 입점 기준이 명확하게 제시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 상위권 점유전쟁 벌어질듯

카카오가 발표한 무심사 입점 제도는 이달 중 부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먼저 개편된 기준은 크게 주요 마켓 순위 상위권을 일정 기간 유지하는 것과 카카오 게임 누적매출 1억원 달성 등 두가지로 구분된다.

일단 국내·일본·미국 등의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 최고매출 및 무료인기 순위에서 상위 20위권을 7일 이상 유지하면 별도의 심사 없이 카카오에 론칭시킬 수 있다.

여기에 이미 카카오 게임 파트너사라면 한 작품이 누적 매출 1억 원 이상을 달성할 경우  1년 이내에 차기작 하나를 무심사로 등록시켜 준다. 예를 들어 A게임이 1억원의 누적매출을 달성하면 이 회사가 1년 이내에 출시하는 차기작 B게임을 무심사로 등록시켜 준다는 것이다.

이는 카카오가 자체검증과 함께 외부에서 이미 검증된 작품을 인정해주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렇게 될 경우 구글이나 애플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들은 일정 조건만 만족시키면 아무런 진입장벽 없이 카카오에 입성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 측은 이번 무심사 입점에 대해 그동안 많은 업체들이 심사기준에 대해 불만을 제기해 왔기 때문에 이를 개선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 플랫폼 입점 작품이 누적되자 경쟁력 약화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번 심사제도 개편도 이같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방책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비교적 명확한 기준을 기반으로 입점 작품들을 검증하기 때문에 플랫폼 역량 강화까지 기대된다는 것이다.

카카오 게임하기는 오픈 당시 우려되는 부분이 많아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위메이드를 비롯한 여러 파트너를 확보하며 기반을 다져나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초기 스타트업 개발사들의 성공에 힘입어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이렇게 카카오 영향력이 커지면서 입점을 노리는 업체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지게 됐다. 이는 카카오 입점 심사 기준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던 것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이에 대한 추측이 파다하며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 공정·개방 위해 개편

  개발사들이 보내온 입점 제안서만 수백 건에 달하며 정확한 대기 기간을 가늠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카카오에 신작을 출시하는 업체들이 나타나면서 이런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카카오 게임하기에 입점하지 못한 작품과 비교하며 심사 기준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작품 자체에 대한 심사가 아니라 그 외의 관계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심사제도 개편은 그동안 가장 요청이 많았던 무심사 입점을 부분적으로 도입하는 만큼 개발사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기존 심사 기준에 비하면 통과 조건들이 명확하게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카카오가 모바일게임 시장 영향력이 커진 만큼 이에 대한 책임감도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협력사를 우선으로 모바일게임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개발사 리더보드 API 무료 제공, 재심사 신청 무제한 제도, 게임 내 광고 플랫폼 도입 등 정책 및 기술 지원을 도입했다.

또 이런 상생의 연장선으로 그동안 가장 요구사항이 많았던 입점제도를 개편하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플랫폼 입점 효과에 힘입어 1000만 다운로드 작품이 등장하기 시작하는 등 엄청난 매출까지 이어지며 업계의 분위기를 뒤바꿔놓았기 때문에 여러 업체들이 이를 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모바일게임 업체들은 카카오 플랫폼 입점을 우선시하게 되며 치열한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러나 모바일게임 특성 상 개발 기간이 비교적 짧고 자본 부담이 적어 출시를 기다리는 작품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또 기존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트렌드를 파악하고 발 빠르게 체제 변환하는 등 이런 상황은 점차 가속화됐다.

특히 초기 카카오 게임하기의 경우 팡류를 비롯한 캐주얼 게임들이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것도 이런 경쟁 과열의 원인 중 하나가 됐다. 캐주얼 게임의 경우 개발력이나 기반을 보유한 개발사라면 완성 기간이 더욱 짧아지기 때문에 신작 출시가 더욱 급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플랫폼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입점 기준에 대한 의문점도 함께 증가하게 됐다.
그러나 매우 공정해 보이는 이러한 기준에도 함정이 있다. 바로 돈으로 순위를 올리고 돈으로 매출을 올리면 누구라도 카카오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것이다.

모마일업체 한 관계자는 “구글이나 애플 인기 20위 안에 들기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을 실시한다면 어떤 작품이라도 카카오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며 “1억에서 2억원만 투자하면 무심사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어 돈 많은 업체들만 쾌재를 부르게 됐다”고 지적했다.

쉽게 말해 1~2억원의 비용을 투자해서 수십억을 벌 수 있다면 누구라도 이 방법을 쓸 것이란 얘기다.
먼저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자본력이나 규모를 갖추고 있는 쪽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카카오 플랫폼 효과를 기대하고 있던 스타트업 및 중소개발사는 해당 사항을 활용하기 어려워 이런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악용될 소지 높다 ‘경계심’

특히 최근 주요 마켓 순위는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출시된 작품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무심사 입점 조건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새로운 심사제도 도입이 카카오 플랫폼 생태계를 크게 변화시키진 못할 것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기존 불투명했던 심사 기준을 단순 확인시켜주는 단계에 그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무심사 입점 정책은 부분적 도입으로 준비 과정에 거치고 있는 만큼 아직 단정 짓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반승환 카카오 게임사업본부장은 “플랫폼 입점 과정에 대한 것들은 그동안 개발사들이 가장 많이 요구한 부분이었다”며 “이번 개편을 시작으로 입점 심사와 관련된 부분을 점차 완화시켜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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