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시일 내 유통채널 지형 바꾸다


 모바일게임 시장을 카톡게임의 등장 전후로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카톡게임은 모바일 게임 시장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왔다. 카톡게임은 론칭 1년 만에 누적 가입자 수 3억명을 돌파했고, 카카오 게임을 하나 이상 설치한 이용자도 3000만명을 넘어서며 카톡 게임은 모바일 게임 시장의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카톡게임은 론칭 당시 7개 파트너와 10개 게임으로 시작해 현재 99개 파트너와 180여개 게임을 제공하며 무려 18배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외 게임사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100만 다운로드도 어렵다는 모바일 앱 시장에서 8개의 카카오 게임이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고, ‘애니팡’과 ‘드래곤플라이트’는 2000만 다운로드를 넘기는 경이로운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카톡 게임의 효과는 기존 게임 업체에까지 이어졌다. 컴투스(대표 박지영)는 전체 매출의 절반에 육박하는 48%의 매출이 카카오 게임들로 채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카톡게임으로 인해 올해 1분기에 역대 최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위메이드엔터테이먼트(대표 김남철)는 카카오에 지분 투자를 하며 1분기에 모바일 게임으로만 35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카톡게임의 등장과 동시에 국내 모바일 게임 산업은 카카오를 중심으로 재편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 전환점을 맞았다. 수많은 모바일 벤처 기업이 등장했으며, 카톡게임을 통해 게임을 출시한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 1000만 다운로드 작품 수두룩

 뿐만 아니라 소리바다, 바른손게임즈, 유엔젤 등 많은 기업이 카카오 게임 출시 소식과 함께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카카오톡 수혜주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카카오와 연관된 기업의 소식만 들려와도 주가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그동안 모바일게임을 한 수 아래로 내려다 보던 많은 온라인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시장에 뛰어들면서 CJE&M(부문대표 조영기)과 위메이드는 모바일사업 비중이 온라인을 넘어서는 등 가장 큰 재미를 봤다. 

 또 카카오톡의 소셜 기능은 모바일 게임 시장의 확대를 가져왔다. 기존의 모바일 게임이 모르는 상대 혹은 가상의 상대와 함께 게임을 즐겼다면, 카톡게임은 본인의 카카오톡에 저장된 실제 친구들과 함께 경쟁할 수 있어 많은 유저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톡게임이 지닌 힘은 단순히 게임 유저들의 숫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며 “소셜 기능으로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서먹서먹했던 사이가 다시 돈독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세대차이로 인한 가족 간의 대화 단절을 해소해주는 장치가 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카톡게임은 1년 이라는 짧은 시간에 모바일혁명의 가장 큰 수혜를 입으며 새로운 문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늘도 있기 마련, ‘카카오 게임하기’가 모든 게임업계에 구세주는 될 수 없었다. 특히 가장 이슈가 됐던 부분은 수수료 문제로 카카오가 판매액의 21%를 수수료로 가져가고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가 30%를 가져가면 개발사나 퍼블리셔의 입장에서 남는 게 거의 없다는 문제점을 낳았다. 그야말로 이중으로 수수료를 내야하기 때문에 플랫폼업체들의 배만 불리는 상황이 돼 버린 것이다. 

 또 중소 개발사 경우 서버관리 문제로 퍼블리셔를 통해 카카오에 론칭하게 되면 관리 부담금을 내야하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뜨리지 않는 한 실수익이 거의 없다는 게 현실이었다. 

 카카오톡 수익구조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유저가 1000원을 결제한다고 했을 때 개발사에 돌아가는 금액은 250원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300원(30%)은 구글과 애플이 챙겨가고 여기에 또 카카오가 210원(21%)을 떼 간다.

중간에 유통상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이에 따라 구글과 카카오에 수수료를 주고 나면 남는 돈은 490원(49%)에 불과하다. 이 마져도 퍼블리셔가 있는 경우 또 둘로 나누면 25%로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유통구조이다 보니 직접 퍼블리싱을 할 능력이 없는 개발사의 경우 개발비를 건지기도 벅차다는 것이다. 퍼블리셔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플랫폼 업체들에게 주고, 개발사에 그 나머지의 반을 떼 주고 나면 수익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 수수료 이중부담에 ‘울상’

 이로인해 개발사들의 빈곤이 악순환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수료가 비싸도 ‘카카오톡’에 들어가면 그만큼 더 빨리 이름을 알릴 수 있기 때문에 입점을 쉽게 포기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이밖에 카카오에 비슷비슷한 게임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예를 들어 ‘애니팡’이 대 성공을 거둔 이후 이름 뒤에 ‘팡’을 붙인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또 러닝게임이 인기를 끌자 비슷한 장르의 작품들이 넘쳐났다. 

 개발업체 한 관계자는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작품을 따라 하는 것이 보다 안전한 방법”이라며 “이때문에 카카오에는 모험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이 잘 등장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카카오 게임하기 메인 페이지에 검색기능이 없고 대신 인기/신규/최고매출 부분으로만 나눠져 있는 것도 개선돼야 할 점이다. 지금처럼 200여개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순위에 오르지 못한 작품을 찾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다. 더불어 일부 대형 업체들의 작품이 상위권을 독식하는 현상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초기엔 1인 개발사, 중소 개발업체들의 작품도 상위권에 오르며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지만 이제는 옛이야기가 돼 버렸다.

 대형 업체들은 개발인력이나 비용면에서 중소업체들보다 경쟁력이 높기 때문에 ‘카카오 게임하기’를 거의 독점하다시피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모바일 마케팅은 온라인과 다르게 오프라인이 활발해 지하철 광고, 버스 광고 등 비용면에서 많은 부담이 되고 있어 중소업체들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카톡게임이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 먼저 시장이 원하는 것을 수용하면서 변해야 한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이러한 변화를 거부할 때 카톡게임도 영광을 뒤로 한 채 잊혀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문제는 바로 21%에 달하는 수수료에 관한 것이다. 모바일 업체들은 카톡 게임하기에 입점하면 쉽게 스타덤에 오를 수 있지만 최근에는 효과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카카오는 ‘게임하기’에 작품을 노출시켜줄 뿐 홍보는 업체가 직접 담당토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카카오 수수료 21%가 비싸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게임업체들은 수수료 인하가 어렵다면 다른 지원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모바일 생태계를 위해 대형업체와 중소업체의 입점기준을 차등화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예전 카카오는 중소업체들의 ‘등용문’이었지만 지금은 몇몇 대형업체들의 작품이 인기, 최고매출 부문을 독점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업체들은 자체 개발작 외에도 퍼블리싱 작품들을 많이 들여오기 때문에 작품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대형업체들의 작품 수를 제한하거나 입점기준을 좀 더 까다롭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 함께 가는 ‘윈윈전략’ 절실

 마지막으로 해외시장의 확대를 들 수 있다. 카카오는 최근 누적 가입자 3억명을 돌파하며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을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국내 모바일 시장이 포화됨에 따라 해외로의 시장 확대가 시급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이런 카카오 해외진출이 너무 늦었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인도네시아에서 한류스타를 활용한 TV광고와 서비스 현지화 전략을 보이면서 일일 신규 가입자 12만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게임쪽은 아직 미미한 상태며 진출 국가도 많지 않다. 특히 카카오 메신저가 먼저 현지에 자리잡아야 하는 입장이라 해외쪽 ‘게임하기’ 성과가 나타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카카오 게임하기’ 해외진출을 막는 요인으로 일부 장르의 편중현상을 들 수 있다. 현재 국내는 특정 장르의 작품이 히트 치면 그와 비슷한 작품들이 연이어 나오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는 지하철 출퇴근이라는 특수성을 띄고 있어 엇비슷한 작품도 쉽게 관심을 받고 있지만 해외는 다르다. 이에따라 입점기준을 강화하고 작품 선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더게임스 김수빈 기자 subinkk@thegames.co.kr, 임지혜 기자 jihye1116@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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