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사양·다양한 퍼포먼스 ‘강력’

 그래픽 칩셋 회사 엔비디아(대표 젠슨 황)가 최근 휴대용 게임기 ‘쉴드’의 발매일정과 가격 등을 공개하면서 다시금 휴대용게임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엔비디아 뿐만 아니라 레이저, 매드캣츠 등 게이밍 주변기기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들 업체는 휴대용 게임기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안드로이드 콘솔과 가상현실 디스플레이 등을 개발하고 있어 단순한 휴대용 게임기 시장의 확대가 아닌 홈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변화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엔비디아는 ‘쉴드’의 발매를 종전의 6월 27일에서 한 달간 연기한다고 밝혔다. 발매 직전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돼 부득이하게 발매를 연기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쉴드’를 기다리던 유저들은 포럼 등을 통해 갑작스러운 연기에 불만을 나타내면서도 한 달 뒤로 출시가 밀린 이 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엔비디아의 휴대용 게임기 ‘쉴드’는 첫 공개 때부터 많은 유저와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5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코텍스 A15 쿼드코어 CPU, 엔비디아의 신형 모바일 GPU인 ‘테그라4’ GPU 프로세서를 탑재한 하드웨어는 웬만한 PC 이상의 성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특히 ‘쉴드’에 특화된 안드로이드 기반 게임뿐만 아니라 엔비디아 자체 앱스토어를 통해 제공하는 게임들, 그리고 PC게임 화면을 스트리밍 받아 집안 어디에서나 PC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한 메리트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성공하지 못할 것이란 의견 또한 상당하다. 기존 콘솔 게임 시장은 침체기가 장기화되는 상황에 온라인 게임 역시 새롭게 떠오르기 시작한 모바일게임 시장에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니멀리즘의 기본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닌텐도의 NDS, 3DS 제품군이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판매 부진을 기록하면서 닌텐도의 적자로 이어지는 등 휴대용 게임기 시장이 지금까지 긍정적으로 흘러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쉴드’의 경우에는 콘솔용 조이스틱을 연상케 하는 기본 외관에 5인치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있어 크기에서부터 모바일 디바이스와의 경쟁에 밀릴 것이라는 의견까지 나왔다.

그러나 제품이 게임쇼에 공개될 때마다 이런 불안은 유저의 환호로 바뀌고 있다. 지난 팍스 이스트에서는 ‘스카이림’과 ‘보더랜드2’ 등 고사양 PC에서 플레이 가능한 게임들을 스트리밍기술을 통해 쾌적하게 플레이 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지난 E3에서는 좀 더 다양한 안드로이드 기반 자체 게임들을 선보여 휴대용 게임기로써의 입지 또한 분명히 했다. 여기에 E3 이후 유저들의 피드백에 따라 349달러였던 제품의 가격을 50달러 인하한 299달러로 책정하면서 유저들의 열화와 같은 반응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엔비디아 한 관계자는 “팍스 이스트와 E3를 통해 많은 게이머로부터 가격에 대한 피드백도 많이 받아 전격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며 “가격 인하를 통해 최대한 많은 유저들이 ‘쉴드’를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면서 ‘쉴드’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런 휴대용게임기 시장에 도전하는 업체는 엔비디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체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 중 엔비디아와 함께 실물 및 시연버전을 게임쇼 등에 공개했던 업체는 게이밍 주변기기로 유명한 레이저(대표 민 리앙 탄)다.

레이저는 휴대용게임기 시장 이전에 게이밍 노트북 ‘레이저블레이드’를 출시하면서 단순 주변기기뿐만 아니라 게임 콘텐츠를 구동할 수 있는 핵심 하드웨어 또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바 있다. 이 회사는 이어서 E3에 게이밍 태블릿 ‘레이저엣지’ 홈 콘솔 모드를 새롭게 공개하고 시연대를 마련해 유저들의 놀라움을 이끌어냈다.

‘레이저엣지’는 고사양 게이밍 태블릿 PC를 목표로 개발 중인 하드웨어로 인텔 i7 프로세서와 8GB 램, 2GB 그래픽 카드와 SSD 등 일반 데스크톱 PC 이상의 사양이 특징이다.

또 다른 주변기기 업체인 매드캣츠(대표 대런 리차드슨)는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 콘솔 기기를 준비 중에 있다. ‘프로젝트 모조’라는 이름의 이 기기는 패드만한 작은 본체에 USB와 HDMI 단자, 블루투스 등 다양한 확장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최근 판매를 시작한 안드로이드 콘솔 ‘우야’와 마찬가지로 안드로이드 마켓을 이용할 수 있어 구글스토어는 물론 아마존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콘솔 기기에 특화된 게임을 구매해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이렇게 본격적인 콘솔게임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업체들은 모두 PC와 게임 주변기기를 중심으로 발전해 온 하드웨어 업체라는 점이 공통된다.

레이저나 매드캣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체에서 휴대용 게임기를 포함한, 다양한 콘솔 기기에 대한 개발을 시작하고 있다. 특히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를 통해 850만 달러의 개발비를 확보해 화제가 된 안드로이드 콘솔 ‘우야’가 대표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콘솔기기 개발 열풍에 게임 관계자들은 북미와 유럽 유저들의 게임 플레이 양상이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콘솔과 PC, 모바일 등 게임을 플레이 하는 플랫폼으로 구분했던 과거와 달리 게임을 플레이 하는 ‘장소’가 새로운 게임 분류의 척도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태블릿 PC 열풍을 주도한 애플의 ‘아이패드’ 또한 첫 발표에서는 집안 쇼파 등에서 편히 앉아 사용한다는 컨셉이었다”면서 “이제 게임의 종류가 플레이 하는 기기에서 플레이 하는 장소로 바뀌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여기에 새로운 게임 디바이스뿐만 아니라 신기술을 접목한 디스플레이와 입력장치의 상용화로 홈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가능성과 시장이 크게 확장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휴대용 콘솔 ‘쉴드’는 단순히 그래픽 칩셋 회사가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모습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며 “장소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게임 시장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게임스 김용석 기자 kr1222@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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