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산업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그동안 ‘게임메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던 강남 테헤란로는 이제 더 이상 그 이름을 쓸수 없는 상황이다.

테헤란로를 ‘게임메카’가 되도록 만들었던 주역들이 하나 둘 이곳을 떠나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고 있는 탓이다. 그 중에서도 게임업계의 맏형이라 할 수 있는 엔씨소프트가 8월 초 경기도 성남시 판교로 이전함으로써 ‘게임메카’라는 이름은 이제 판교에 넘겨줄 수 밖에 없게 됐다.

이미 판교에는 NHN과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웹젠 등 여러 업체들이 입주해 있지만 엔씨소프트까지 이곳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남다르다. 엔씨소프트는 넥슨과 함께 우리나라를 온라인게임 종주국으로 만든 1등 공신이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의 판교 이전은 물리적으로 본사의 위치를 옮긴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엔씨가 강남에 둥지를 틀었던 15년전 과거와 지금은 산업의 트렌드가 엄청나게 달라졌다. 초기에는 온라인게임 자체가 생소했고 세계 온라인게임의 트렌드를 이끌었을 만큼 우리 업체들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해 새로운 트렌드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또 나라와 국경을 구분짓는 경계도 이제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한국 게임업체라거나 중국게임업체라는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판교로 사옥을 옮긴 엔씨소프트는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도전의 역사를 써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들이 안고 있는 과제는 글로벌과 모바일, 그리고 크로스플랫폼 등을 들 수 있다. 이중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이슈들이다.

김택진 대표는 이미 오래전부터 글로벌 시장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해 왔다. 이 때문에 엔씨소프트의 판교시대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무거울 수 밖에 없다.

그동안 게임업계의 맏형으로써 묵묵히 한 길을 걸어왔던 엔씨소프트가 이번에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일등 기업으로 우리 업체들의 이정표를 제시해 주길 또 한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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