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하던 규제법안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달 스마트폰 과다사용 예방과 스마트교육 활성화를 위해 스마트기기 사용제한 앱을 시범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미래부는 만 10세 이상 49세 이하 스마트폰 사용자 1만 68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제시하며 스마트폰 중독에 심각성을 알렸다. 특히 모바일 뿐만 아니라 PC인터넷 중독을 막기 위해 스마트기기와 PC를 사용 제한하는 정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어느 정도 문제의 심각성을 공감하면서도 또다시 규제로 억압하려는 정부의 모습에 벌써부터 업계는 한숨과 걱정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한동안 말이 많던 모바일 셧다운제가 미뤄진지 얼마 되지 않아 이제 게임뿐 아니라 전체적인 스마트 기기를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이 문제가 되고 있다.

사회적인 이슈로 스마트기기 중독이 떠올랐을 때 발빠르게 대처하는 자세는 좋았으나 다른 대안 없이 규제로만 막으려한다는 점이 안타깝다. ‘정보의 홍수’라는 표현이 진부해졌을 만큼 매일 많은 자료가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이제 그 자료를 한정된 공간이 아닌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원할 때마다 볼 수 있는 스마트폰이 나왔다.

스마트폰의 편리함 때문에 모두가 쉽게 사용하니까 ‘중독’이라는 자극적인 표현을 쓰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늘상 발의되는 법안이 인기몰이를 위해 급하게 나온다는 느낌이다.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에 늘 초점을 맞추는 것 같아 안타깝다.

특히 우리나라는 많은 이유로 예전부터 게임, 컴퓨터, 인터넷은 죄악과 같은 취급을 받았다. 미디어 시대에 미디어를 사용한다고 이토록 심한 제재를 가하는 곳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이쯤되면 오히려 정부의 지나친 관심이 독이라고 느껴질 법하다. 그 관심이 좋은 쪽이 아니라 나쁜 쪽이 어서 더더욱 그렇다. 빛이 있어야 그림자가 있다. 그림자가 보기 흉하다고 빛까지 없애서는 안될 일이다.

[더게임스 김수빈 기자 subink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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