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그동안 마땅한 유통채널이 없었던 동인게임까지 모바일로 출시되고 있다. 이같은 서브컬처의 재조명은 모바일게임 시장이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매우 의미가 크다.

만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대표되는 일본 서브컬처의 경우 동인집단의 창작활동을 통해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 출시되며 세계적인 인지도를 갖게 된 사례도 여럿 있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라는 낙인이 찍혀 부정적 인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비슷한 성향과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동인 집단이 창작활동을 통해 영역을 넓히기 어려운 여건이라 이런 시선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이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동인 게임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 기존 온라인게임에 비해 적은 자본과 인력이 요구되며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이다.

또 동인 집단과 규모면에서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개발사들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는 등 파급력이 입증된 상태라 도전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다.

이에 테일즈샵은 지난해부터 '할아버지와요람' '육식의섬' 등 동인게임을 모바일로 출시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팀TTT의 '틱택토'를 이식해 좋은 성과를 거둬 국내 서브컬처 영역을 한층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인게임은 수익성보다는 창작 활동에 목적을 두고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한층 더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다. 또 이와 함께 색다른 게임성을 보여주고 있어 마니아층의 지지를 받아왔다.

하지만 그동안 온라인게임이 치열한 경쟁을 거듭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영역을 넓히기가 쉽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동인 게임은 패키지게임과 성격이 비슷하기 때문에 배포방식, 저작권침해, 트렌드 등 여러 문제와 부딪치면서 더욱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 모바일 게임이 대세로 떠오르고 시장이 변화함에 따라 동인게임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이와 함께 대다수 동인게임이 비주얼 노벨로 제작되는 만큼 국산 라이트 노벨과 연계로 전반적인 서브컬처 확산까지도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인터넷 서점에서 다수의 라이트 노벨이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서브컬처 수요를 살펴보면 그동안 10대와 20대가 즐길 콘텐츠가 얼마나 부족했는지 알 수 있다"며 "그러나 현재 해외 콘텐츠 의존도가 높은 만큼 국산 서브컬처 콘텐츠로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은 물량 공세, 성공작 따라잡기 등 수익성 쫓기에 급급해 단타성 신작들이 범람하며 피로감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런 모바일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치열한 경쟁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동인게임이 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캐주얼 작품을 통해 성장한 모바일 게임 시장이 오히려 마니아층의 만족도를 높여준 것이다.

때문에 모바일 시장의 강한 파급력을 활용한 국산 서브컬처 확산이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일본 서브컬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크게 느껴졌던 국산 콘텐츠의 부재를 이제는 채워주었으면 싶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nennenew@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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