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양유업이 대리점을 상대로 폭언과 밀어내기를 일삼아 국민들의 거센 저항을 받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한 갑과 을의 관계를 그대로 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관행처럼 이어져온 것이다. 절대적인 힘을 가진 갑이 힘 없는 을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착취해 온 것이다.

이 사건이 터진 이후 공교롭게도 엑스엘게임즈가 직원의 폭언으로 인해 홍역을 앓았다. 사건의 전말은 지난 3일 '봐라도리'라는 유저가 계정문제로 엑스엘게임즈 본사를 방문했으나 욕설만 듣고 왔다는 글을 올린 것이 시발점이 됐다.

내용을 보면 엑스엘측은 무성의하게 해킹 계정을 복구할 수 없다고 답했고 유저는 직접 찾아가 본인확인절차를 통해 계정을 복구 받으려 했으나 입구에서부터 거절당했다. 

이 와중에 욕설이 오갔고 유저는 이것을 녹취, 커뮤니티에 글과 함께 공개했다. 확실한 증거가 생기자 사건은 더욱 커져 지난 13일 엑스엘 측에서 사과문을 올리고 해당 직원을 인사조치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글은 해당 유저에게 전하는 사과라기보다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더 많았다.

유저는 사과문이 올라온 직후 또다시 커뮤니티에 "먼저 저한테 선행해야할 사과가 없어 씁쓸하다"고 글을 남겼고 이날 저녁 회사측에서 전화가 왔지만 사과를 받지 않았다고 적었다. 이 사건은 지난 14일 송재경 대표가 직접 사과문을 발표하며 일단락된 모양이다.

사실 유저 응대에 관해 문제가 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우선 유저가 게임 내 불편사항이 생길때 먼저 찾는 곳은 전화상담센터인데 대부분 간단한 교육만을 거쳐 상담원을 배정하거나 소규모 업체인 경우 직원이 근무시간을 쪼개 직접 응대한다.

이렇다 보니 복잡한 문제일 경우 상담원을 거치고 운영팀을 거치는 등 절차가 번거롭거나 번호만 있고 사실상 유저상담 자체를 받지 않는 곳도 부지기수다. 업계에서는 늘 유저 의견을 적극 수용, 피드백을 하겠다고 외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저들에게 전혀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전화 상담원은 이직률이 높은 직업축에 속하는데 면대면이 아니라고 전화 욕설을 일삼는 이용자들이 많은 탓이다. 회사의 사정은 개의치 않고 일방적으로 자기 주장만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욕설을 퍼붓고 회사를 찾아가 실력행사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지난 14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여자노동을말하다-감정노동' 타운홀 미팅이 열렸다. 감정노동자들은 이유 없이 욕을 먹고, 여자라고 무시하는 이용자들의 행동에 대해 상처를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회사측에서 지정해준 멘트 외에 답변은 금지돼 있어 상황은 더욱 힘들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유저와 업계 모두 성숙한 게임문화를 만들기 위해 더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더게임스 김수빈 기자 subink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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