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역량 뛰어난 콘텐츠 전략가

방송ㆍ게임 시장서 새 사업 구상…전문경영인서 오너로 대변신

아프리카TV의 서수길 대표는 게임업계에서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그는 지난 2005년 액토즈소프트의 전문경영인으로 발을 들여놓은 지 6년 만에 나우콤의 오너로 변신하는 등 뛰어난 경영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는 나우콤을 인수한 이후 또 한 번의 모험을 감행했다. 이미 오래된 과거의 이미지로 굳어진 회사의 이름을 버리고 젊고 진취적인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서비스브랜드인 ‘아프리카TV’를 회사 이름으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결정은 회사를 한 단계 도약시키면서 세계 시장으로 나가겠다는 서 대표의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서수길 대표가 회사 이름을 아프리카TV로 바꾼 지도 한 달이 지났다. 그렇다고 회사의 조직이나 활동이 급격히 바뀐 것은 아니다. 이는 급하게 서두르기 보다는 천천히 하나하나 마무리해 가는 서 대표의 업무스타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서두르지 않고, 그러나 쉬지도 않고’라는 괴테의 말처럼 모든 사업을 순리대로 단계를 거쳐 시행한다는 것이 경영철학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철저한 사전조사와 타 업체와의 교류를 통해 이를 파악하고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을 추구한다.

서 대표는 지난 2007년 더게임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적과 나를 알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손자의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를 언급하며 해외 시장에서 성공조건으로 유저의 특성과 니즈를 알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 국내 최고의 유저방송 콘텐츠

아프리카TV가 최근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사용자들이 만드는 방송콘텐츠인 ‘아프리카TV’의 잠재력을 활용해 모바일게임 사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아프리카TV’는 매일 300만명 방문, 최고 동시접속자수 25만명, 최고 7000개 개인 방송 제작 등 국내 최고의 개인방송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모바일 접속 비중도 20%에 달하며 올해는 50%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서 대표는 이같은 알짜 방송콘텐츠를 게임과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등의 3개 방송영역에 연결시켜 집중 육성시켜 나갈 방침이다.

이처럼 막강한 플랫폼을 활용할 경우 제2의 카카오톡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서 대표의  비전이다. 그동안 모바일 게임의 최대 수혜주가 카카오란 말이 나올 정도로 그동안 모바일 게임 사업의 중심은 카카오톡이었다. 하지만 아프리카TV도 이러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지난 2월 5일 6390까지 밀렸던 주가는 이후 반등에 성공해 지난 4월 25일에는 1만 700원까지 뛰어오르는 등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아프리카TV가 잘돼야 모바일시장도 활성화될 것’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기대하는 바도 크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카카오톡에 대한 편중현상이 극심해 각종 부작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아프리카TV같은 플랫폼의 등장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전문경영인 역량 발휘

서 대표는 SK그룹을 거쳐 지난 2005년 8월 액토즈소프트 대표로 게임계에 처음으로 입문했다. 그는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SK C&C 기획본부장을 거쳐 액토즈소프트 대표로 취임한 이후 다시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위메이드 재직 당시 해외 시장 확대와 신규 사업 강화로 수익 다변화를 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견개발사였던 회사를 탄탄한 코스닥 기업으로 키워내는 수완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위메이드 대표 시절 비약적인 실적 성장과 진대제펀드(스카이레이크)로부터의 대규모 투자 유치에 이은 성공적인 IPO(상장)를 이끌었다.

특히 간판작인 ‘미르2’가 텃밭인 중국시장에서 정점을 찍고 하강세를 보일 당시 부분유료 모델로 전환, 위메이드의 제 2의 도약을 이끌어냈다. 덕분에 위메이드는 IPO 초기에 시가총액 5000억원을 넘나들며 메이저업체를 위협하기도 했다.
그는 아프리카TV에 큰 비전을 걸고 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에 연연해 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확고한 플랫폼을 자리 잡도록 한다는 것이다.

서 대표는 아프리카TV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구상 중이다. 특히 아프리카TV는 김연아 선수가 출전하는 세계피겨선수권대회와 2013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생중계했다. 지난해에는 프로야구 전 경기를 생중계하며 관심을 끌었다.
아프리카TV의 글로벌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우선 오는 8월 북미 지역에 아프리카TV를 선보일 계획이다.

# 모바일게임에도 승부수

서 대표는 회사의 주요사업 영역을 게임사업과 아프리카TV사업 등 2개 부문으로 나눠 각각의 특성을 최대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회사의 대표 이미지로 굳어진 아프리카TV는 스포츠와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3개 방송영역으로 특화된다. 
서 대표는 아프리카TV의 잠재력을 활용, 모바일 게임업체로도 자리잡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테일즈런너’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12월께 ‘테일즈런너’ 개발사인 라온엔터테인먼트의 지분 20%를 인수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모바일게임 개발사 블루윈드 지분을 40% 인수했다. 블루윈드는 조만간 ‘퀴즈킹’ IP를 활용한 게임을 일본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서 대표는 해외 시장 개척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1월초 지분 100%를 출자해 일본법인 ‘아프리카TV’를 설립했다 ‘가로세로낱말맞추기’를 시작으로 일본시장을 적극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테일즈런너’의경우 국내 매출이 하락하고 있지만 있지만 홍콩, 중국, 인도네시아 등 핵심 서비스 국가와에서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중국에서 샨다와 계약을 연장하는 등 캐시카우로서 입지가 향후 1~2년은 무리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 대표 부임 이후 아프리카TV의 실적도 상승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490억원으로 전년대비 7% 성장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에 비해 무려 106% 상승한 2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모바일 게임 사업 투자와 아프리카TV 장비 투자로 인해 영업 이익은 70%감소한 1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자체 개발 스튜디오를 신설하고 전문 개발사에 지분투자, 퍼블리싱 계약 체결 등 모바일 사업 역량을 기르는데 집중한 때문이라고 한다.

서 대표는 또 최근 게임업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사건을 만들었다. 바로 ‘열혈강호’ 지적재산권을 활용한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이다. 그는 KT 등 9개 업체가 연합해 9개의 모바일 게임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열혈강호 컨소시엄’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이는 IP를 공동으로 활용해 각 회사의 특성에 맞는 작품을 개발하자는 게 골자다. KT는 IP 투자지원을 맡았으며 아프리카TV는 운영을 주도하게 된다.

어지간해서는 남 앞에 잘 나서지 않은 서 대표는 올해 여러 가지 의미에서 화제의 중심인물에서 피해가기는 어려울 듯하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새로운 도전과 획기적인 발상을 관심 깊게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더게임스 김성현 기자 ksh88@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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