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게임산업협회가 명칭을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로 변경하기로 결정하자 업계 안팎에서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속속 터져 나오고 있다.

내부적인 체질 개선 없이 이름만 바꿔서 무슨 소용있냐는 지적이다. 단순히 명칭을 변경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반문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히려 눈가리고 아웅식의 이미지만 남기는 것 같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명칭에서 게임을 삭제한 것은 게임을 부정적인 것으로 자인한 꼴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같은 시각이 나온 배경에는 협회가 남경필 회장 취임 이후 아직까지 뚜렷한 정책이나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협회는 그동안 내부적으로 어떤 변화도 없었다. 가장 시급한 사안인 게임등급분류업무 민간 이양 작업도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명칭 변경이 이뤄지니 업계에서는 의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호박에 줄 그으면 수박되냐는 논리가 여기서 적용되는 셈이다.

이번 명칭 변경은 남경필 회장이 뜨는 첫 삽으로써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동안 게임업체 대표가 맡아왔던 협회장 자리를 정치인이 처음으로 맡았기 때문이다.

셧다운제 등 최근 규제에 대해 제대로된 목소리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남 회장에 거는 기대는 더욱 크다. 남 회장을 통해 정치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거란 희망 때문이다. 남 회장도 이를 인지한 듯 취임식때 기존의 틀을 깨고 협회를 능동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굳은 각오를 보여줬다. 

이번 명칭 변경도 그러한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협회는 이번 명칭 변경에 대해 순수 게임의 영역 외 게임의 다양한 측면을 포용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디지털 융복합 현상 및 증강현실 추세를 반영, 게임을 넘어선 비즈니스 영역의 확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게임산업의 위상 제고에 힘쓰겠다는 것이다. 

협회는 명칭 변경을 통해 역할을 재정립하겠다고 천명한 만큼 앞으로 이에 맞는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현재 협회는 게임등급분류업무 민간이양 작업과 지스타의 성공적인 개최, 게임 이미지 제고 등 산적한 현안들이 쌓여 있다. 

협회가 제 목소리를 내려면 실제 구성원인 주요 회원사들의 적극적인 행보도 중요하다. 특히 국내 게임 산업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이사회는 정부의 눈치를 봐가며 정책을 펼쳐선 안된다. 떨쳐낼 것은 과감히 떨쳐내고 받아들일 것은 과감히 받아들이는 용기가 필요하다.

[더게임스 김성현 기자 ksh88@thega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