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많은 화제를 몰고 왔던 ‘아키에이지’가 최근 서비스 100일을 맞았다. 이 작품 앞엔 다양한 수식어들이 붙었는데 ‘MMORPG 아버지 송재경 대표의 작품’에서 부터 ‘내가 만들어가는 세계’ 등 새삼 설명하기 식상할 정도다.

그만큼 오랜만에 나온 온라인 대작이었고 유저 반응 또한 뜨거웠다. 온라인 게임에서 ‘자유도’의 한계가 어디까지일지 탐험해보려는 유저들로 현재까지 PC방 인기순위에서 10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그 화제성 만큼이나 실망하는 유저들도 많았다. 우선 온라인에서 구현될 수 있는 자유도의 한계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MMO인 만큼 한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과 자원을 공유하려다보니 초반 ‘나무서리’ 문제부터 거주지역 부족까지 문제가 다양하게 나타났다.

우선 미국 인공지능 연구학자 마티아스의 말에 따르면 자유도를 앞세운 ‘아키에이지’는 실패한 작품이다. 마티아스는 게임의 ‘자유도’는 작품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덧붙여 그는 게임의 자유도가 높아지면 지루한 일상의 공간과 다를바 없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유저가 일상 공간처럼 플레이하길 원하고 있다. 다시말해 이 작품은 유저가 지루함을 느끼길 바란다. 유저가 만들어가는 MMORPG라는 슬로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현실세계와 다르지 않은 가상세계를 꿈꾼다. 그래서 ‘아키에이지’는 초반에 어렵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뭘해야 좋을지 뚜렷한 목표가 없기 때문이다.

‘아키에이지’는 호흡을 길게 봐야 하는 작품이다. 처음 다른 지역으로 이사갔을 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주변의 편의시설은 뭐가 있는지, 교통편은 편리한지, 지름길은 어딘지 알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로 유저들은 충분히 여기저기 세계를 헤매야 한다.

아직 ‘아키에이지’를 다 알기엔 100일이란 시간은 짧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동안 신작 소식이 뜸했던 온라인 시장에 단비를 내린 작품인 만큼 한순간의 화제성이 아닌 오래도록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더게임스 김수빈 기자 subink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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