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취재를 하다가 게임 규제에 관해 국회관계자에게 물었을 때 “그거, 이제 조용하지 않습니까?”라는 말을 들었다.

셧다운제가 실행된지 1년이 훌쩍 넘었고 웹보드게임 규제, 모바일 셧다운제 얘기가 오가는 지금, 정말 게임업계가 규제에 수긍한 건지 국회가 이쪽에 관심이 없는 건지 헛갈리기 시작했다.

작년 말은 온갖 아우성으로 시끌벅적 했었다. 셧다운제 1년이 지났지만 효과가 없다, 온라인 게임 시장이 죽어간다, 이러다간 해외 진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등 여러 목소리가 나왔지만 실질적으로 무언가를 바꿔보려는 움직임이 적었고 쉽지도 않았다. 한 게임광고에서는 K팝 연매출과 게임연매출을 비교하며 정부규제에 대해 꼬집기도 했었다.

게임업계는 현재 호흡을 가다듬으며 다음 상황을 준비 중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올해 초 한국게임산업협회와 한국e스포츠협회장에 국회의원이 겸임을 하게 되면서 현재 모두의 눈길이 이 두 곳으로 쏠려있는 상태다. 특히 남경필 협회장과 전병헌 협회장은 취임 간담회때 업계 자율규제로 가는 것이 옳고 이를 위해 정부와 국회를 설득해 나가겠다고 한 만큼 업계 기대도 큰 상황이다.

물론 기대만 해서는 안 될 처지다. 업계측에서도 구심점을 마련하고 앞으로의 정부정책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 모두가 아는 사실인데도 누구하나 선뜻 나서지 않아 업계 스스로 어려움에 처하고 있다는 말도 그만 들어야 할 것이며 이제 조용하지 않느냐는, 다 끝난 일 아니냐는 말도 들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어찌됐든 올해 들어서는 국회 쪽에서도 게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다. 얼마 전 새누리당은 몇몇 국회의원들과 게임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 게임에 대해 더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비공식적인 모임이나 차후에는 게임산업협회, 게임업계와 토론하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전해 국회와 소통하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부에선 우려의 시선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손인춘법’으로 한바탕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손인춘 의원이 모임 멤버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또 손 의원은 업계 반발에 한발 물러섰지만 다시 ‘제 2의 손인춘법’이 나오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이에 대해 의원실 관계자에게 물으니 “서로 생각이 분명 다른 점이 있다”며 “그런 다양한 방법론들을 가지고 토론하기 위해 모임을 만든 것”이라며 업계와 소통 할 것임을 강조했다.

유난히도 추웠던 한파가 지나가고 곳곳에 꽃이 피는 지금, 업계에 얼어붙은 각종 어려움들도 눈 녹듯 녹아내릴까 기대가 된다. 또 겨울잠에서 깨듯이 웅크렸던 몸을 펴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게임업계가 되길 기대해본다.

[더게임스 김수빈 기자 subink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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