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도 변하다고 한다. 더게임스가 세상에 나온 지도 올해로 9주년이 됐다. 그 사이 세상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급격히 변해가고 있다. 그야말로 ‘상전벽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이 달라지면 모든 것이 변하게 된다. 어제의 강자가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지는가 하면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기업들이 무섭게 성장하며 시장을 질주한다.

게임산업도 지금 격변기를 맞고 있다. 양적으로는 성장을 계속하고 있지만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장 환경은 내일을 장담할 수 없게 한다.

게임 산업이 매출 10조원대 규모로 성장했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앞이 안보인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중소 게임회사나 스타트업들이 대형 게임 회사보다 상대적으로 많은데 반해 일부 인기작에 대한 시장 쏠림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게임 산업의 외형은 커졌지만 내실이 부실하다는 의미다. 온라인 게임 개발 비용은 수백억이 소요되고 모바일 게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셧다운제 등 규제에 발목 잡히고 있고 해외에서는 중국의 추격으로 수출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이러한 모습은 자칫 미래가 없는 암울한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역사를 돌이켜 보면 위기는 언제나 기회를 함께 동반해 왔다. 지금을 돌이킬 수 없는 위기로 인식해 포기한다면 여기에서 멈출 것이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과제라고 받아들인다면 분명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고 거기에서 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이처럼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가만히 앉아 행운이 찾아오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과감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문제를 찾고 이를 해결하며 새로운 도전에 적극적으로 응해야 한다.

게임계를 돌아보면 과거의 절대강자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소위 ‘5대 메이저’라 할 수 있는 업체들도 저마다 살 길을 찾아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금까지는 초반전이라고 할 수 있다. 몇몇 업체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더 멀리, 그리고 더 넓게 보는 업체가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게임계는 최근 깜짝 놀랄 획기적인 사건을 경험했다. 다름 아닌 게임산업협회장의 자리에 현직 국회의원이 오른 것이다. 이 사건은 업계에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국회의원이 회장을 맡을 만큼 게임산업의 위상이 올라갔다고 볼 수 있을 것이며 또 다르게는 얼마나 인물이 없었으며 외부에서 정치인을 영입했겠느냐 하는 것이다.

두 시각은 모두 나름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지금 게임업계가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남경필 회장은 업계의 입장에서 보면 외부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그에게 모든 것을 맡기게 됐다는 것은 그만큼 남 회장의 역량이 절실히 필요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에게 모든 것을 떠넘겼다는 것은 그만큼 게임계가 절박하다 함을 간접적으로 피력한 것이다.
남 회장의 뒤를 든든히 받쳐주고 힘을 보태줘야 한다. 그래야 위태로운 게임계가 제자리를 잡고 새로운 도약의 날개를 펼칠 수 있다.

정부도 이제는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를 보다 현실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문화부 의 새 수장으로 임명된 유진룡 장관 내정자는 셧다운제와 게임시간선택제 등 중복되는 규제를 일원화하겠다고 밝히는 등 게임에 대한 규제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더 이상 게임이 청소년들의 학업을 방해하고 탈선을 조장하는 ‘불건전물’로 취급받아서는 안 된다. 게임계는 그동안 청소년 과몰입과 폭력조장, 사행성 등 온갖 부정적인 이미지로 국민들에게 나쁜 인상을 줘 온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된 데에는 정치권과 일부 시민단체 등이 주도적으로 나선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이지만 업계 스스로에게도 문제가 없지 않았다. 사회와 함께 성장한 게임업체들이 사회와 담을 쌓고 ‘내 힘으로 이렇게 컸다’고 큰 소리를 쳐 온 것이 그동안 사회에 비춰진 게임업체들의 모습이었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게임계에 대해 냉소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이 쌓일 수밖에 없었다. 이제부터라도 게임 업체들은 사회와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동안 받은 것을 돌려준다는 차원뿐만 아니라 함께 성장해 나간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것이 게임계의 희망이다. 그래야 자부심과 함께 소명 의식도 생기게 된다. 더게임스는 게임계가 스스로 책임을 다하고 사회에서도 존경을 받는 그런 날이 올 때까지 맡은 바 소명을 다할 것이다. 하여 게임이 산업화하고, 대중 속으로 파고들어 제도권에 편입될 수 있도록 청기기 노릇을 게을리 하지 않을 터이다. 게임계가 위기를 기회로 삼는 지혜를 발휘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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