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문화재단의 이사장이 바뀌었다. 김종민 전 이사장이 물러나고 신현택씨가 새 이사장에 선임됐다. 그는 문화부 기획실장을 거쳐 여성가족부 초대 차관을 지낸 고위 공무원 출신이다. 전임 이사장이 문화부 장관을 지냈으니 문화재단 이사장은 두 번에 걸쳐 공무원을 대표얼굴로 내세운 셈이다.

이렇게 고위 공무원 출신이 이사장을 맡다 보니 좋은 점도 있겠지만 아쉬운 점도 많을 것이다. 무엇보다 게임업계의 현안을 좀 더 세심하게 관찰하고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전임 김 이사장 시절 주요 사업들이 메이저 게임업체들의 입김에 의해 좌지우지됐던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때문에 재단은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보다는 정부와 업계의 눈치를 보며 어정쩡한 자세로 일관해 왔다. 한 마디로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사업이 대부분이었다는 얘기다.

또 가장 중요한 현안이었던 자율심의기구 마저도 서류미비로 인해 재응모를 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문화부도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으나 어쨌거나 서류심사에서 탈락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신 이사장은 전임 이사장들의 부족했던 점들을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단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확보돼야 한다. 게임업계나 게임산업협회, 그리고 문화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사업들을 기획하고 추진해 나가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신 이사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요구된다. 공무원들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보수적이고 무사안일주의적인 마인드를 그대로 갖고 있다면 업계로서도 참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율심의기구의 설립은 첫 실험대라고 할 수 있다. 신 이사장은 이번 일을 통해 그의 능력을 최대한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리고 빠른 시일 내에 게임업계의 현안들을 파악하고 재단만이 할 수 있는 독립적이면서도 중립적인 사업들을 활발히 추진해야 비로소 재단이 제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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