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게임업체들의 상반기 실적은 예상대로 기대 이하였다. 업계의 맏형 엔씨소프트도 마이너스 성장세를 나타냈고 10대 기업 모두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는 등 고개를 숙였다.

이처럼 우리 업체들이 최악의 실적을 보인 것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글로벌기업들과의 경쟁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우리 게임시장은 ‘리그오브레전드(LOL)’와 ‘디아블로3’ 등 외국산 작품들이 1~2위를 차지하며 맹위를 떨쳤다. 그 결과 시장의 상당부분을 이들이 가져갔고 국내 업체들은 실적부진이라는 홍역을 치러야 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도 이러한 위기의식으로 인해 회사의 지분을 넥슨에 매각하며 글로벌시장에 대한 도전의지를 피력할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 상반기 최악의 실적은 역설적으로 우리 업체들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강한 위기의식은 잠들어 있던 경쟁본능을 자극하고 모든 힘을 한 곳으로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한우물에 집중한다는 전략 아래 모바일과 스포츠장르 등을 정리하고 MMORPG에 집중키로 했다. NHN과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은 새로운 모바일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모바일 시장은 지금 전 세계적으로 가장 뜨거운 이슈를 몰고 오는 시장이다. 우리 기업들도 일찌감치 이 시장을 놓고 고민하며 하나둘 시험작들을 내놓고 있다. JCE는 ‘룰더스카이’라는 작품 하나로 대작 온라인게임 못지않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컴투스도 모바일 SNG 작품들의 선전에 힘입어 분기매출 200억원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금 분위기는 최악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의 도전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국가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성패의 여부는 그 다음이다.

수많은 고비를 지혜롭게 헤쳐 왔던 우리 게임업계가 이번에도 위기상황을 현명하게 극복해 나갈 것임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