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년 동안 조용히 그러나 탄탄하게 한 우물을 파온 루노소프트가 올 하반기에만 10여개의 스마트폰 게임을 론칭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 시선을 끌고 있다.
 “규모가 작다고 해서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성공과 실패 여부는 시작해보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것이니까요. 결과를 향해 달려간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크고 무엇보다 좋은 게임을 서비스 해보는 경험 자체가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김복남 루노소프트 대표는 올해 하반기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 올인할 계획이다. 루노소프트는 그동안 개발한 작품은 많지 않지만 차근차근 쌓아온 성과를 바탕으로 스마트폰 게임 퍼블리싱 사업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루노소프트는 자체 개발작과 퍼블리싱 게임을 포함해 하반기에만 10개 이상의 스마트폰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전체 직원이 10여명에 불과한 루노에게는 버거울 수 있지만 김 대표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출시할 작품 중 절반 이상이 외부에서 개발된 퍼블리싱 작품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김 대표는 개의치 않는 듯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김 대표는 모바일게임 업계에서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기 때문이다. 

# 모바일 경력 10년 베테랑

김 대표는 지난 2001년부터 게임업계에 입문해 당시 컴투스와 업계 1, 2위를 다투던 엠드림에서 모바일게임 개발 총괄을 맡았다. 당시 ‘중기갑보병’과 ‘황금의 대륙’ 등 인기게임을 개발하고 이후 파운딩에 참여한 블루인터랙티브에서 게임 기획에서 모바일 사업총괄까지 맡았던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었다. 
 “엠드림에서 게임 개발 전반에 걸친 PD 경험을 쌓았지만 직접 기획까지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블루인터랙티브에서는 좋은 기획자를 쉽게 구하지 못하게 되어 직접 게임 기획을 하게 됐는데 그때 게임 기획에 큰 재미를 느꼈습니다. 저에게 크리에이터(?) 기질이 있다고 생각했죠. 하하. 직접 기획에 참여한 ‘아쿠아타이쿤’ ‘궁중맞고’ ‘루미큐브’ 등 게임의 성과도 나쁘지 않아 더욱 재미를 느끼게 됐습니다.”
 김 대표의 크리에이터 기질은 사실 다른 연유에 있다. 그는 대학시절 단편영화를 찍고 수상한 경험을 살려 졸업 후엔 영화사에서 일도 하고 영화감독 밑에서 연출부 생활도 2년 정도 했다고 한다. 전공은 컴퓨터공학이었는데 영화가 좋아서 시나리오 작가, 조연출 등을 거치며 영화창작의 열의를 불태웠다는 것. 하지만 2년의 시간 끝에 그는 다시 전공의 길로 돌아왔고 IT계에서 잠시 일을 하다가 평소부터 매력을 느끼던 게임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 퍼블리셔 역할에 도전장

김 대표는 맞고게임의 성장을 바탕으로 본래 목표였던 좋은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퍼블리싱 사업이라는 또 한 번의 도전에 나섰다. 먼저 8월과 9월 두 달에 걸쳐 준비된 게임 두 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여름시즌에 맞춰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 두개를 준비했다”며 “프리러닝게임인 ‘엔젤런’과 타임 매니지먼트 장르인 ‘진스뷰띠끄’로 모두 우수한 개발사의 게임인 만큼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엔젤런’은 양질의 3D그래픽과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캐릭터 런닝요소, 호러 콘셉트 배경의 혼합으로 여름에 즐기기에 좋은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또 ‘진스뷰띠끄’는 의상실을 경영하는 시뮬레이션 장르 게임으로 스마트폰의 큼직한 화면에 맞는 의상실 구성과 현실적 디자인을 통해 실제 경영과 흡사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하반기 중 야구, 디펜스, 캐주얼FPS, SNG 등 다양한 장르의 스마트폰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 레드오션은 오히려 ‘기회’

 김 대표는 뜻이 맞는 동료와 함께 원하는 게임을 만들어보기 위해 지난 2006년 루노소프트를 설립했다. 첫 게임으로 제작한 모바일 야구게임 ‘루노베이스볼’이 당시 최고인기를 누리던 게임빌, 컴투스의 야구게임에 이어 30만건 다운로드라는 큰 호응을 얻고 당시 개발사들로는 드물게 아이폰, 블랙베리 초창기에 론칭하는 등 좋은 행보를 이어갔다고 한다. 
 이후 골프, 테니스, 아케이드, 낚시, RPG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했다. 눈에 띌만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지만 게임성면에서는 항상 유저들과 마니아들에게 인정받아왔다. 루노소프트는 일찌감치 유망한 벤처기업으로 그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다. 입주해 있던 경희대 홍릉벤처밸리를 졸업할 때 서울지방중소기업청장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우수게임 제작지원 공모전에서는 문화부 장관 표창을 수상한 것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연예인 맞고게임이 회사 성장에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고 말했다. 소위 고포류(고스톱, 포커) 게임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있지만 회사를 운영해야하는 입장에서 성인게임의 서비스는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다. 김 대표는 스마트폰으로 시장이 급변하며 찾아온 침체기에 친숙한 연예인을 모델로 삼아 내놓은 맞고게임을 통해 해법을 찾았다.
루노소프트가 내놓은 맞고는 선정성과 과도한 결제유도 시스템이 없는 것이 특징이고 결제 없이도 게임을 즐기는데 큰 문제가 없도록 시스템화 돼있다. 무엇보다 루노소프트 맞고의 인기비결은 코미디언, 가수 등 친근한 연예인이 모델로 게임에 등장해 재미를 더하는 점이다. 연예인의 코믹한 표정의 이미지와 맛깔 나는 목소리 더빙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하는데 성공했다.
 루노소프트의 맞고 시리즈에 출연한 연예인도 가지각색이다. 첫 시리즈의 주인공 지상렬에 이어 김구라, 솔비, 신봉선, 정형돈, 김장훈 등 각 분야의 인기 연예인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루노소프트의 연예인 맞고 중 최고의 성적을 낸 히트작은 35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신봉선맞고다.

 김 대표는 “연예인과 함께 작업할 때 더욱 재밌는 상황이 나올 때까지 뽑아내고 또 뽑아냈다”며 “나중에 목이 쉬고 머리가 아파서 도저히 못하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웬만한 PM에게 그런 일을 맡기면 그렇게까지 독하게는 못하더라”며 “해당 연예인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게임의 재미를 위해서 한 일이었고 덕분에 소속사하고도 친분을 쌓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온라인게임업계의 진출, 국경 없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모두 레드오션이 됐다고 평가하고 있는 스마트폰 게임시장에서 김 대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피처폰 시절 때 모바일게임 개발업체가 우리나라에 700개 이상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개인개발자까지 합치면 3000개 이상 되는 걸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통사 진입 장벽도 거의 없어졌고 무료게임 시장으로 변하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기도 해 스마트폰 게임시장을 레드오션이라 표현하는 것 같은데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성공하는 게임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고 단말기 스펙도 좋아졌으니 더욱 좋은 게임을 만들면 충성도 높은 유저들도 더 많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 기회를 잘 활용하면 우리 같은 중소업체들에게도 더욱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며 루노소프트를 믿고 게임을 맡겨준 파트너 개발사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더게임스 고수홍 기자 zakash@thegames.co.kr]

사진 =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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