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에서는 지난 6월 초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이 자신의 주식 14.7%의 넥슨에 전격 매각한 이후 많은 사람들이 충격과 후유증을 앓았다.
게임업계에서 ‘김택진’이라는 이름 석 자가 주는 의미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실감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게임은 이제 끝났다’며 이 업계를 떠났고 또 다른 곳에서는 일손을 놓고 ‘왜 여기에 남아 있어야 하나’ 고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여기저기에서 김 사장이 주식 매각으로 얻은 8000억원을 어디에 쓸 것인가를 놓고 수많은 억측이 나돌았다. 심지어는 이 돈이 언급하기 민망한 일에 쓰일 것이라는 소문도 나왔다. 김 대표의 이미지에도 큰 손상을 주는 일이었다.
두달여 동안 수많은 소문에도 침묵해왔던 김 사장은 마침내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한 세미나장에서 주식 매각대금의 용처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이 돈을 넥슨과의 협력을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엔씨에 대한 불확실성은 해소됐으나 보다 구체적인 용처가 밝혀지지 않음에 따라 시장에서는 아직도 2%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김 사장의 이번 발언은 주식 매각 대금을 개인적인 용도나 다른 사업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것만 확실하게 밝힌 셈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언제쯤 그가 보다 구체적인 자금사용처를 밝힐 것인가를 놓고 또다시 다양한 시나리오를 그려보고 있다. 
 이런 가정을 두고 볼 때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또 다른 이면계약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가설을 충분히 제기할 수 있다. 
비즈니스 관례 상 민감한 계약에 대해 일일이 대중들에게 알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계약 당사자들 둘 만 알아야할 비밀도 있을 것이고 그만큼 신뢰를 위해 숨겨야할 일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대표가 기왕에 주식 매각자금을 넥슨과의 협력을 위해 쓰겠다고 밝힌 이상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해 주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본다. 글로벌 시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면 어떤 형태가 될 것인지 어느 정도의 윤곽이라도 보여줄 수 있지 않은가. 
그것이 김택진 사장에 대한, 엔씨소프트에 대한 업계의 기대에 부응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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