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잘 나갔던 e스포츠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 최고의 인기 종목인 ‘스타크래프트’는 이미 13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노쇠하였고 새 신진세력이 등장하지 못해 정체에 이어 쇠락의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궁색하게 변한 데에는 ‘스타크래프트2’ 개발사인 블리자드측의 책임이 컸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e스포츠산업을 키워왔던 국내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입장만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스타크래프트’의 뒤를 이어 새 시대를 열어야할 ‘스타크래프트2’는 인터넷방송에 의존하면서 힘을 잃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블리자드와 e스포츠협회는 최근 극적인 타협을 통해 e스포츠산업을 살리자는 데 뜻을 모았다. 블리자드가 협회측과 ‘스타2’ 리그를 함께 진행해 나가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로인해 2년 넘게 갈등을 빚어왔던 협회와 블리자드는 화해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힘을 모으기고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협회와 선수들 사이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그 이유는 선수들에게 ‘스타크’와 ‘스타2’를 함께 병행토록 한 데 따른 것이다. 선수들은 동시에 두 개의 종목을 연습하고 경기를 펼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e스포츠계에서는 ‘스타2’로 넘어가는 과정은 필연적으로 어쩔수 없다고 해도 너무 성급한 결정이 아닌가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선수들이 충분히 연습하고 준비할 시간을 주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과 대화하고 그들의 애로사항을 들어주는 노력도 필요했다. 협회측이 대의명분을 강조한  나머지 정작 중요한 선수들의 의견과 인권을 무시한 것은 아닌지 반성해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애써 마련한 재도약의 기틀을 성급함 때문에 무너뜨리는 우를 범해서도 안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협회에서 먼저 선수들을 찾아가 그들의 애로사항과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고 함께 나가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목적이 아무리 좋더라도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이는 제고를 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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