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에 대한 사정당국의 눈이 매서워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사정당국에서 주요 게임업체들에 대한 자금 흐름을 살펴보고 있으며, 이를 근거로 몇몇 업체의 경우 혼쭐이 나게 될 것이라는 믿겨지지 않는 시나리오가 설득력 있게 업계에 나돌고 있다.   업계의 ‘카더라’의 소식지인 증권가 ‘지라시’에도 오르지 못한 이같은 소문은 뭐한 사람이 먼저 성을 낸다고 메이저 중심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고, 이로 인해 시장마저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각종 설을 종합해 보면 성격상 검찰이나 경찰쪽이 유력한데, 해당 기관에서 확인해 줄 사안도, 언급할 의무도 없기 때문에 정확히 진위 여부를 확인할 방도는 없다. 그러나 사정기관에서 수행하는 일이 드러내 놓고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막무가내로 아니다고만 되풀이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게임업계에서 사정기관이란 이름이 왜 때아니게 오르내려야 하느냐는 점이다. 저간의 사정기관의 움직임을 보면 기획 사정을 해서라도 바로 잡아야 할 곳이 생겼거나, 아니면 심각한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에 빠져 있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된 때가 분명한데, 게임업계 입장에서 보면 딱히 발이 저려오는 구석이 없기 때문이다.


 정권에 저항한 것도, 그렇다고 비리의 온상으로 드러나거나 찍혀본 적이 없는데 왜 사정기관의 타깃이 돼 마음을 조려야 하는 지 알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인데, 분명한 것은 너무 잘 나간 죄까지 부인할 수 있겠나 싶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얘기하지만 게임업계에 대한 황당한 소문은 적지 않았다. 한 때 잘 나가던 한 대표는 외제차 모으기가 취미여서 값비싼 외제차가 차고에 쌓여있을 정도라는 설이 파다했고, 다른 한 대표는 출장갔다고 하면 미국에다 적을 두고 사는 데 무슨 출장이냐, 자기 나라로 귀국한 것이지 하는 비아냥의 소리를 자주 들어야 했다.


 1~2년 사이 쾌속질주 하고 있는 A사 B대표는 미국과 중국 현지에 각각 엄청나게 큰 별장을 두고 아예 현지에 눌러 살고 있다는 소문으로 진땀을 흘려야 했다. 그러나 이같은 설은  우스갯 소리에 불과한 카더라 식의 얘기에 불과했지 확인된 바는 없다. 실제로 메이저 B사 C 대표는 매우 화려하게 산다는 소문과는 달리 아주 검소하고 비교적 산업인으로서의 소신도 뚜렷, 게임계에서 몇 안되는 신망받는 인물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사정설이 제기된 것은 이같이 좋지 못한 소문에다, 사회의 부정적인 편견이 얹혀짐으로써 게임업계가 자가 발전식으로 부풀리지 않았나 하는 가정을 해볼 수 있다. 또 여기에다 덧붙이면 산업은 잘 나간다 하면서 사회기여 및 공헌에는 인색, 해당산업계가 괘씸죄에 걸려 든 경우다. 믿고 싶지 않지만 과거에는 이같은 일들이 비일비재했다는 점에서 결코 부인할 수 없는 사례다. 
  그러나 게임업계가 사정당국에 의해 타깃이 될 만큼 타락하거나 그렇게 구리지 않다는 점이다.


  게임업계가 몰지각한 몇몇 업체로 인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평가절하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업체 관계자들은 지식산업의 아이콘에서 일하고 있다는 자긍심으로 산업을 일궈가고 있다.
 또 일각에서 게임산업이 잘 나간다 하지만 상당수 업체들이 경영난에 몸부림치고 있으며, 일부업체의 경우 매달 나가는 인건비조차 걱정해야 하는 극한 어려움 속에 허덕이고 있다는 것이다.
  빈대를 잡으려 초가삼간을 태울 수는 없다. 사정설이 잇따르면서 시장이 때 아니게 가라앉는 모습이다.
 게임시장은 그동안 내수 침체로 고전을 면치 못해 왔다. 말 그대로 극소수 업체만 재미를 봐 왔을 뿐이다. 더욱이 선순환 구조가 붕괴된 지는 이미 오래된 일이 됐다. 개발사가 지리멸렬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업친데 덥치는 격으로 사정당국에 의한 게임업계 내사설이 쏟아져 나오면 시장은 눈을 감고 봐도 뻔하다.


  최근 1~2년 사이 게임업계는 대작들을 내놓고 변변한 재미를 본 적이 없다. 스테디셀러 작품조차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다. 게임업계가 다가오는 여름 성수철을 앞두고 오래 만에 기지개를 켜려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사정당국의 내사설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백번 양보한다 해도 지금은 그 시기가 아니다. 도리어 신명나는 일을 만들어 주고 분위기를 띄어주는 주는 일이 더 급한 과제다. 시장부터 먼저 다시 살려 내야 한다. 사정당국의 내사는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더게임스 모인 편집국장 inmo@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