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숙한 소재ㆍ동기부여가 경쟁력”

 

“‘아이러브커피’ 성공을 통해 소셜게임에서 어떤 요소가 가장 중요한지 알게 됐습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친숙한 소재와 게임을 해야만 하는 동기, 그리고 양념을 더해줄 수 있는 의외성과 꾸미기 기능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이대형 파티스튜디오 대표는 소셜게임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을 이렇게 설명했다. 파티스튜디오의 ‘아이러브커피’는 싸이월드 앱스토어에서 회원수 30만명으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루 순 이용자 수도 10만명에서 15만명을 넘나든다. 전체 회원 3명 중에 1명은 꾸준하게 게임을 즐기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성적은 최근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PC기반 소셜게임업계에서는 상당히 선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해외 반응도 뜨겁다. 작년 11월 이 대표는 대만의 야후미니크를 통해 ‘아이러브커피’를 내놓았다. 오픈하고 서비스 3일 만에 전체 소셜게임 1위를 기록했으며 12월에는 국내 SNG 최초로 중국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이처럼 이 대표가 내놓은 작품은 국내외에서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징가의 ‘시티빌’이 보유한 회원수가 1억명이라며 이 수치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캐주얼 게이머와 코어한 게임에 지쳐 쉬고 있는 휴먼 유저, 그리고 논게이머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게 그의 목표였다.

 

# 후속작 ‘아이러브비트’에 기대


이 대표는 지난 2008년 페이스북과 스마트폰 출시 이후에 논게이머의 유저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따라서 사업의 가장 큰 핵심과 방향은 캐주얼 게이머와 코어한 게임에 지쳐서 쉬고 있는 휴먼 유저, 마지막으로 논게이머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게임들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가 구상한 여러 가지 아이템 중에서 처녀작인 ‘아이러브커피’는 커피숍이라는 대중적인 소재로 인기를 모았다. 이 대표는 차기작으로 ‘아이러브비트’라는 리듬액션 게임을 올 6월 즈음에 출시 할 계획이다. 리듬액션게임은 음원비즈니스를 활용하다 보니 일반 개발사에서는 만들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 대표는 다날에서 근무한 경력을 활용해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후속작으로 내놓을 예정인 ‘아이러브비트’는 게임성과 소셜 요소, 커뮤니티를 모두를 강조했다.


“네오위즈인터넷의 ‘탭소닉’은 정말 잘 만든 수작입니다. 우리 게임도 그에 못지 않는 명작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가볍고 만화 같은 분위기에 유저들이 캐릭터를 꾸밀 수 있고 터치감도 좋은 ‘아이러브비트’를 만들겠습니다.”
그는 커뮤니티에도 신경을 쓰겠다고 했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와 친구가 좋아하는 가수, 내가 좋아하는 음악과 친구가 좋아하는 음악을 공유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런 공감대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아이러브비트’에서 어떤 부분을 유저들이 공감하게 될지 소셜게임으로 풀어보겠다”고 했다.


또 경쟁이나 비교가 주는 스트레스가 논게이머한테는 치명적인만큼 스트레스 요소를 제외하면서도 작품성을 유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또 향후 출시될 게임도 친숙함과 동기부여가 주된 요소라고 강조했다.


“게임을 처음에 접했을 때 느끼는 소재의 친숙함과 이 작품을 해야만 하는 동기부여를 제공하는게 중요합니다. 나중에는 FPS 장르도 만들 생각인데 이 게임들은 모두가 논게이머들과 리타이어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하며 친숙한 소재와 소셜 요소를 활용할 계획입니다.”

 

# 10여 년간 다양한 경험 추적


지난 2010년 11월, EA에 재직중이던 이 대표는 임태형 CTO(개발 총괄)와 심정섭 이사(디자인)을 만나 카페와 관련된 게임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상 생활에서 가장 친숙하고 20-30대에게 소통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는 카페를 게임으로  경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그의 목표였다. 그리고 작년 1월 5일 파티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설립 당시에는 3명이 회사를 이끌었고 직원을 충원해 6명으로 회사형태를 갖췄다.
이 대표는 이 작품을 만들 때 유저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전에 출시 된 카페 장르의 게임을 보면 뷔페인데도 불구하고 손님이 음식을 만들고 서빙을 했다며 이래서는 제대로 된 카페게임을 운영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유저들이 게임을 하려면 먼저 자신이 카페를 경영하고 있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며 “원두를 볶고, 커피를 만들며 청소는 하는 행동은 자신의 카페라는 인식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또 꾸미기 기능을 강조해 자신만의 카페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초창기에 아이디어는 많았지만 뭔가 흩어져 있는 생각들을 정리하는 일은 핵심 멤버인 김유리 이사가 많이 도와줬다고 공을 돌렸다.


‘아이러브커피’에는 손님들을 클릭하면 “나란 남자, 주위를 둘러볼 줄 아는 남자” “헛헛헛” 등의 말풍선이 뜬다. 자는 손님을 깨우거나 가게 밖에 있는 손님과 대화를 하며 호객행위를 할 수도 있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게임에 이런 시스템은 게임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징가에서 발표한 것 중에서 ‘43세 여성들이 좋아했던 것들’이라는 발표가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유저들은 무언가 터치를 했을 때 생동감 있는 반응을 보여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게임 속에서도 커피숍을 운영하며 손님들을 대상으로 위와 같은 행동은 상호 교감을 얻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대표는 초창기에 미스에이 마케팅도 흥행에 한몫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실 지금 ‘아이러브커피’가 잘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미스에이 프로모션의 영향이 컸다”며 “미스에이가 굿바이 베이비 앨범을 발표할 때, 시기에 맞춰 미스에이 카페와 미스에이 뮤직비디오 배경 콘셉을 했던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최근 ‘아이러브커피’는 꾸준히 즐기는 골수 유저들이 늘어나며 가장 많은 이용자가 20레벨 전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고레벨의 유저들이 즐길만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는 “30레벨 되는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은 늘 염두에 두고 있다”며 “회의를 조금 더 한 후에 서비스 방향을 정립할 것”이라고 했다. 또 최근 추가한 방명록 시스템을 시작으로 커뮤니티 기능에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엔씨소프트 같은 회사가 좋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신이 주는 축복이다. 그 사람과의 관계를 지속시키지 않으면 축복을 저버리는 것과 같다.” 휴렛 팩커드의 창업자인 데이비드 팩커드의 명언이다.


데이비드 팩커드의 말처럼 이 대표는 게임업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발을 넓혔다고 한다. 그는 IT와 게임업계에서 10년에 가까운 경력을 가지고 있다. 오랜 기간 일을 하면서 그가 만든 인맥도 상당하다. 회사의 핵심인력인 임태형 CTO와 심정섭 이사도 그가 직접 섭외했다. 인터뷰를 하는 시간 내내 끊임없이 연락이 오며 발 넓은 그의 인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은 아니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이런 것도 다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휴대폰 결제사업을 맡았던 다날과 지금은 EA에 인수된 제이투엠, 그리고 EA에서 게임과 관련된 업무를 맡으며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 대표는 특히 EA에서 직접 게임 개발도 하고 조직 내에서 대내외적인 업무를 맡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EA안에 스튜디오가 많아서 스튜디오와의 커뮤니케이션과 퍼블리셔와의 관계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던 것. 또 게임 타이틀의 매출과 각 나라에서 어떤 게임이 잘 팔리는지 주 단위로 실적을 볼 수 있어서 넓은 시야를 갖는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런 다양한 경험으로 이 대표는 어떻게 해야 좋은 회사를 만들 수 있을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앞으로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느냐는 질문에 그는 망설임 없이 ‘엔씨소프트’라고 대답했다.


“자체 개발한 게임을 직접 서비스하는 엔씨소프트처럼 우리도 좋은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해서 우리 게임을 좋아하는 고객들을 잘 관리하는 그런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더게임스 최승호 기자 midas@thegames.co.kr]
[사진 = 김은진 기자 dreams9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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