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보도자료가 본지 지상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추자 독자들의 잇단 문의가 들어왔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본지가 넥슨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를 내 보내기 때문이라는 게 넥슨측의 이유다.

 

더게임스는 그동안 여러차례 이 문제의 부당성을 제기했다. 첫째는 단 한 사람의 독자라도 정보 공유에서 소외됨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고, 둘째는 비판적인 기사를 내 보낸다는 이유로 독자를 볼모로 하는 그같은 횡포가 빚어져선 안된다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보도자료를 가지고 마치 자신들이 지니고 있는 무기처럼 쥐락펴락하는 것은, 말을 듣지 않으면 타 매체도 언제든 이렇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결국에는 이 것이 전문 언론계를 얕잡아 본 처사라는 점에서 문제점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넥슨은 지난 1년여 가까이 이같은 막무가내의 행태를 그치지 않고 있다.

 

이를 보면서 넥슨 게임에 매달려온 코흘리개 초등학생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게임을 하면서 뭔가 잘못돼 이의를 제기하면 넥슨측에서 과연 받아들여 졌을까. 달랑 고객 문의라고 적혀있는 홈 페이지를 보고 전화를 하면 제대로 응대는 해 줬을까.

 

상품권으로 결제를 했으니까 큰 돈(?)이 입금 됐을 터인데, 그만하고 싶어져 쓰고 남은 거스름 돈(낙전)을 돌려 달라고 하면 과연 그대로 '네'하고 공손히 환불요구에 응해 주었을까.

 

미루어 짐작하건데 절대 아닐 것이란 점이다. 

 

전문 언론을 향해 재갈을 물리고, 자신들에게 조금이라도 불이익을 주면 해 볼테면 해 보라는 식으로 배짱을 부리는 기업으로부터 과연 우리 어린아이들이 제대로 대우를 받고, 손님처럼 깍듯한 예우를 받았을까 하는 기대가 마치 사치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넥슨의 이같은 배짱 영업은 이들에 대한 정부의 행정 제재 조치가 사실상 전무하다는 데 기인한다고 업계는 말한다.

 

서비스 이용등급의 경우 법정기구인 게임물등급위원회가 도맡아 분류해 주고 있고, 혹여 등급을 무시한 채 이용하다 적발되더라도 책임은 당사자 또는 PC방 업주들이 지게 돼 있는 구조다.

 

또 서비스 품질이 문제가 되더라도 제재 조치 또한 없다. 과금 징수가 잘못되고 유저 정보가 해킹을 당하더라도 자기 과실이 인정되지 않으면 그만이고 만의 하나 인정되더라도 벌금만 물면 그만이다. 땅짚고 헤엄치는 격이다.

 

따라서 게임업계에 대해 도덕성과 기업 윤리를 특히 강조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며 더 이상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더게임스는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다 넥슨으로부터 때 아니게 화를 당하고 있다. 넥슨과 같이 안하무인격으로 신경의 끈을 놓고 똑같이 행동하면 될 일이지만 세상의 이치가 그렇지 않다.

 

이러다가 게임업계가 하나 같이 무대 위에서 조롱거리가 되는 피에로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게임업계가 더 이상 엉뚱한 이들이 모여 있는 집단으로 비춰지지 않기 위해선 상식이 통하는 풍토를 만드는 게 무엇보다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보도자료 배포는 단 한사람의 유저라 할지라도 정보 공유의 세계에서 소외되거나 빠뜨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최소의 수단과 방법이란 점에서 언론의 이익보다 자신들의 의무를 지키기 위함이란 점을 알았으면 한다.

 

[더게임스 김병억 부국장 bekim@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