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시장에 대한 규제가 정권 안정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할 만큼 핵탄두급으로 이뤄지고 있어 업계가 사실상 초토화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게임업계가 '마녀사냥'이라는 목소리만 높였을 뿐, 코 앞에서 벌어지는 청소년의 과몰입과 폭력성에 대해서 모르쇠 또는 아니로쇠로 일관, 끝내는 화를 자초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더욱이 넥슨 네오위즈 등 이른바 메이저들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떼돈을 벌면서 이에 따른 적극적인 자정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은 사실상 패착이자, 부도덕함의 극치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또 게임산업협회(회장 최관호.사진)가 쿨링 오프제’등을 골자로 한 학교폭력 근절대책과 관련한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정부에 정면 대응하는 목소리만 냈을 뿐 업계의 자성의 목소리는 한 곳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은 업계가 여전히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자기 목소리만 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는 자칫 잘못했다가는 정부를 자극하는 것은 물론, 여론의 향배까지도 등을 돌리게 하는 등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협회가 너무 안이하게 성명서 발표 시기와 내용을 준비하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성명서에 언급된 현안에 대한 글을 보면 정부를 상대로 논박 또는 변명으로만 일관함으로써  대국민 성명서로서 함량 미달의 수준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특히 "마치 정부를 공격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등 대국민을 상대로한 성명서 치고는 우려할 대목이 적지 않았다"면서 "자칫 잘못했다가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에따라 업계가 다양한 자정노력을 꾸준히 벌이는 한편 정부의 턱없는 규제책에 대해서는 이성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등 양동작전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자꾸 왜 게임만 가지고 그러느냐"고 볼멘 소리를 낼 게 아니라 차분하게 사태를 지켜보고 관망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런 다음 영화, 음악 등 대중 문화 관계자들과의 연대방안 등을 모색하거나 법리적 해석에 따라 법적인 대응을 해 나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학부모들의 향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업계가 전부가 아니면 전무다는 식으로 대화와 협상을 시도하게 되면 얻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을 것"이라면서 "일부 과몰입을 부추긴 게임과 전체 이용가 게임에 대해서는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하면서 다른 부문을 얻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어린이 게임과 성인게임을 분리, 협상해 나가고, 전체 이용가 게임에 대한 대폭적인 양보안을 제시, 규제안을 자발적으로 하나 둘씩 철회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게임스 최승호 기자 midas@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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