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도 그래픽 기술력 인정받아”


서버 노하우ㆍ3D기술력에 자긍심…‘그리’와 함께 작품 공동 개발


 정희철 모비클 대표는 최근 일본의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그리(GREE)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리는 모바일 소셜게임 플랫폼 업체인 오픈페인트를 인수하며 전 세계 총 1억50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세계적인 업체다.
정 대표는 그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가져갈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그동안 해온 모바일 네트워크와 3D그래픽에 대한 기술력, 다수의 메이저 개발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얻게 된 기업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꼽았다.    

   

“일본 대형 업체가 투자 개발사를 상대로 애플리케이션 공동 개발을 제안한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특히 그리가 자국 시장의 신작 개발을 제의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 대표는 현재 그리와 함께 일본 시장에서 통할 소셜게임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규모로는 훨씬 위에 있는 그리가 대등한 관계에서 자국 시장의 게임 개발을 제의한 것에 많은 의의를 두고 있었다.

 

# 해외 진출 기반 확보


 정 대표는 이번 협약이 일본시장 진출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일본 모바일시장은 피처폰에 쓰이는 웹브라우저 형태의 소프트웨어 사용이 많았지만 최근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면서 애플리케이션 수급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하나의 기회의 땅인 일본시장 진출은 모든 모바일게임 개발사들이 원했던 것”이라며 “애플리케이션 개발사를 찾아 한국을 찾은 그리와 협력을 통해 진출 기회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모비클의 개발력은 이미 국내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 회사는 NHN 한게임, CJE&M넷마블 등 온라인 메이저라고 불리는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팽창하며 타 IT 업체들의 진출도 속속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모비클이 메이저사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것이다. 


 정 대표는 그 이유에 대해 실시간 동시 접속과 3D그래픽 기술력을 꼽았다. 그는 “2G 이동통신 시절부터 쌓아온 실시간 네트워크 게임 서비스와 한차례 해봤던 PC온라인게임 서비스도 좋은 경험이 됐다”며 “모바일과 PC 양쪽에서 네트워크를 운영해봤던 경험이 기술적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좁은 모바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키워야한다고 생각했다”며 “특히 실시간 네트워크와 3D그래픽은 양질의 게임 서비스를 위해 꼭 갖춰야 할 요소”라고 말했다. 또 순환 사이클이 빠른 모바일게임의 특성상 게임 기획이나 개발력 면에서 순발력이 있어야하는데 모비클은 그것에 훈련이 돼있다는 것이다.


 모비클은 2G 시절 TCG(카드대전게임) 장르인 ‘소울 카드 마스터’를 내놓으며 모바일 네트워크 게임에 비교적 빠른 행보를 보였다. 정 대표는 당시 ‘소울 카드 마스터’가 적잖은 접속률로 만족할만한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모바일이라는 작은 볼륨 안에 어떤 타입이 네트워크에 맞을까 고민했다”며 “모바일 특성에 맞는 가벼운 카드게임과 대전의 재미를 함께 줄 수 있는 TCG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당시 데이터 정액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접속량이 대폭 늘어나는 것을 보고 네트워크 게임의 잠재력을 느꼈다고 했다. 이와 함께 PC온라인처럼 고속 이동통신 망이 나올 것을 예상하고 네트워크 기술력을 갖추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이를 위해 그는 PC 온라인게임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은 기존 회사들의 게임 입지가 워낙 확고해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고 현재 해외 퍼블리셔를 통해 동남아 지역에서만 서비스하고 있다.   

    

# 메이저와 윈윈 협력


 모비클은 현재 온라인 메이저를 통해 다수의 작품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 회사는 NHN에 자체 개발작 ‘아니마’ ‘마스터오브소드’ 등을 공급하고 있으며 CJ에는 최근 SNG ‘카오스베인’을 제공했다. 또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리듬액션게임 ‘리듬스캔들’을 공동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또 기존 온라인 업체들의 라이선스작품도 직접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CJ의 ‘마구마구’, 드래곤플라이의 ‘스페셜포스’ 등의 모바일 버전이 모두 모비클 작품이다.


 그는 이들 작품 모두가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모비클의 모바일 노하우와 온라인 메이저들의 서비스 운영 능력이 만나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아니마’나 ‘마스터오브소드’의 경우 NHN 프로모션을 통해 50만 건 이상 다운로드 됐고 ‘카오스베인’의 경우 출시 1달 만에 현재 9개까지 서버를 증설했다”며 “‘스페셜포스’는 스마트폰을 통한 온라인 동시 접속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런 협력 관계를 통한 틈새 공략이 수입원이 불안정한 모바일 시장에서 사업 기반을 넓혀가는 지름길이라고 내다봤다. 또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의 밑거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도 모바일게임 시장은 규모가 작은 시장”이라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기업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협력 관계가 주는 장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협력 관계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선순환 경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검증된 게임의 라이선스를 빌려와 응용하면 유저는 양질의 게임을 즐길 수 있고 파트너들 역시 모바일게임사들의 개발력을 활용할 수 있다”며 “공동 업무를 진행하며 메이저의 마케팅, 게임 운영 등 사업적인 측면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특히 좋은 협력 관계를 위해서는 상호 만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파트너들의 니즈를 꿰뚫어야한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회사에도 자연스럽게 협업 문화가 정착했다고 말했다. 외부 인력과의 공동 작업으로 직원들 역시 협업이 익숙해졌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이에 착안해 사명에 한글 뜻까지 덧붙였다. 원래 모비클의 뜻은 ‘모바일 인 미라클’의 준말이지만 그는 더불어 ‘모두와 비즈니스로 클 회사’라는 뜻을 새롭게 부여했다. 그는 “이름 그대로 많은 개발사와의 상생 협력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 목표가 됐다”며 “투자 모체인 스카이레이크 아래 모비클로 통합된 여러 개발사들도 함께 상생 협력을 이뤄가고 있다”고 말했다.

 

# 멀티플랫폼 개발력에 자신


 정 대표는 여러 게임사들과 협력 관계를 가져가는 사업 체제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력을 집중한 대작게임들을 올해 안에 순차적으로 선보일 것”이라며 “이중 80% 이상이 실시간 온라인 플레이가 가능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획기적인 스마트폰 온라인 대전액션게임도 곧 선보일 계획이다.


 정 대표는 곧 도래할 멀티플랫폼 게임 시대에 대해 일단은 스마트디바이스에 집중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최근 게임 개발 엔진들은 PC와 모바일 등 모든 플랫폼에서 구동이 가능하지만 아직은 시기적으로 이르다는 것이다. 그는 “멀티플랫폼 게임이 유행하는 때가 온다면 스마트폰과 PC에서 온라인 경험이 있었던 우리는 남 못지않은 개발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멀티플랫폼 시대가 온다고 해도 모바일 고유의 특성을 담은 게임도 함께 성장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고수홍 기자 zakash@thegames.co.kr]
[사진 = 김은진 기자 dreams99@nate.com]

* 프로필
- GS정유 석유화학본부 기획팀
- 얄개네트워크 모바일 본부장
- 모비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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