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열린 국회 법사위는 예상밖으로 분위기가 무거웠다.

 

여야가 쟁점으로 밀고 당기는 현안도 없을 뿐 아니라 사실상 2011년 18대 국회를 마무리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위원들은 가볍게 회의장에 들어섰다.

 

그러나 위원회가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싹 달라졌다. 안팎의 웅성거림이 커지기 시작했고 목청도 함께 거칠어 졌다. 그 선봉은 여당 의원들이었다. 정부 발의의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을 여당측 의원들이 비난하고 나선 것.

 

비난의 정점은 한나라당 신지호의원의 발언 순서가 다가오면서였다. 

 

이날 신의원은 평소 그답게 게임계를 맹렬히 비난하고 나섰다. 예전같으면 동료의원들이나 야당측 의원들이 막아설 법 했으나 이 날은 두팔을 낀채로 신의원의 발언을 그대로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신의원 발언 요지는 대구에 발생한 중학생 자살 사건의 학생과 그 가해자들이 모두 게임으로 인한 피해자들인데, 게임계 그 누구도 사과 한마디 않고 있다는 것. 그의 발언의 끝에는 n사로 달려갔다.

 

"크나큰 충격을 안긴 그 회사의 관계자 한사람이 대구를 방문한 적이 없고, 관계자들이 찾아와 자초지종을 설명한 적이 없다. 그리고 석고대죄를 해도 시원찮을 판에 그들은 TV광고를 하는 등 적반하장식 자세를 보여 피해자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만들었다"고 했다.

 

신의원은 "그런 그들에게 어떻게 심의를 맡길 수 있으며, 우리 아이들을 그마당에 맡길 수 있느냐"며 정부의 게임위원회의 민간이양 방침에 거친 울분을 토해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이 회의장 이쪽 저쪽에서 들려오는 동안 여야 동료의원들은 의제를 논하기보다는 게임계에 대해 분노와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게임산업진흥법은 신의원의 이같은 주장에 통과 처리는 커녕 계류되고 말았다.

 

이날 정부측 관계자들은 신의원 발언에 한마디 말도 건네지 못한 채 꿀먹은 벙어리처럼 멍하니 그저 바라보고 있었다.

 

[더게임스 김성현 기자 ksh88@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