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게임산업은 어느해보다 뜨거운 이슈를 많이 양산했다. 본지가 송년 특집호로 마련한 ‘키워드로 본 2011년 게임산업’을 보면 올 게임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군 키워드는 ‘셧다운제’와 ‘해킹’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1년 내내 전국민적 관심을 모은 단어가 셧다운제다. 10대 초·중반의 어린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셧다운제’란 용어가 마치 보통명사처럼 널리 회자됐다.


16세 이하 청소년들의 심야 게임이용을 강제로 차단하는 것을 골자로하는 속칭 ‘셧다운제’는 법제화 과정에서부터 논란의 연속이었다. 문화부와 여성가족부 간에 치열한 ‘밥그릇싸움’ 양상으로 전개되며 눈쌀을 찌푸리게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지만, 부모 명의 도용으로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하며 게임에 대한 인식만 악화시켰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해킹’이란 단어도 올 게임계를 발칵 뒤짚어놓았다. 무려 1300만명에 달하는 넥슨 ‘메이플스토리’ 유저 정보가 해킹으로 유출돼 세상을 깜짝 놀라게했다. ‘메이플스토리’는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인식도가 낮은 10대 청소년 유저 비중이 매우 높은 게임이다. 이런 점에서 당사자인 넥슨은 물론 관련 기업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사건이다.


‘메이플 해킹’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여지없이 드러난 넥슨측의 허술한 위기 대처 능력과 부실한 보안 시스템이 여론의 도마위에 올라 집중 포화를 맞았다. 연간 매출 1조원이 넘는 글로벌 게임기업이라 하기엔 보안 부문에 대한 투자가 매우 취약했음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이처럼 올해 게임계는 유달리 부정적인 키워드들이 많았다. 가뜩이나 게임에 대한 인식이 안좋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게임은 디지털 콘텐츠의 총아이자 수출 효자이다. 고용 창출 효과가 매우 높다. 그럼에도 사회적 편견과 인식부족으로 홀대를 받고 있다. 내년엔 보다 긍정적인 키워드들이 많이 양산되어 게임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이뤄지는 뜻 깊은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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