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실추로 적지 않은 타격 예상

 

2차 피해 발생하면 기업가치 급락…일부선 큰 영향 없을듯 상반된 전망도

 

이달 중순 일본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는 넥슨이 ‘메이플스토리’의 해킹 사건으로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넥슨(대표 서민)은 최근 ‘메이플스토리’회원 132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킹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1320만명의 유출자 수는 전체 가입자 1800만 여명의 70%에 해당되는 수치다.


업계에서는 이번 해킹으로 인해 넥슨이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음에 따라 일본 증시 상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과거의 사례를 들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기도 한다. 어쨌든 이번 사태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이 분위기다.

 

이번 메이플스토리 해킹 사건은 넥슨이 이달 중순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예정 중인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8일 서울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민 대표는 넥슨의 일본 증시 상장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해킹 관련 사과문 및 향후 대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상장에 대한 언급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답변을 피했다.


이에 대해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넥슨 상장이 가능하다’ ‘어렵다’는 반대 입장들이 팽팽하게 맞서는 등 이슈를 몰고 왔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상장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장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치는 관계자들의 입장은 이렇다. 넥슨이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상장을 하고 또 개인정보 유출이 이뤄졌다 해도 암호화된 주민번호가 풀려서 활용되는 등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크게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도쿄거래소 상장담당 한 관계자는 “상장심사 결과가 넥슨이 해킹을 당하기 이전에 나왔기 때문에 기업공개는 이번 해킹 사건과 무관하게 예정대로 진행 된다”고 밝혔다. 또 최경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해킹으로 인해 상장 지연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넥슨이 상장할 경우 시가총액이 10조원 정도로 예상되며 이는 일본에 상장하는 온라인 게임사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지난 7월 3500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SK커뮤니케이션즈의 경우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작았다는 것을 그 예로 들고 있다. SK컴즈는 7월 28일 회원 350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알려진 이후 이틀 만에 주가가 1850원(10%) 급락했지만 8월 1일 1900원(11.41%) 급등한 1만8550원에 마감, 사고 전 수준을 회복했고 8월 3일에는 다시 1만9050원으로 오르기도 했다.


반면 넥슨의 일본 상장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는 관계자도 적지 않다. 대형 해킹사고로 인해 대외적인 신뢰도 하락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천만 명이 넘는 회원들의 개인정보 유출됐다는 사실은 기업의 신뢰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유출에 불안함을 느낀 유저들이 게임을 이탈하거나 탈퇴할 경우, 상장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향후 해킹으로 인한 2차 피해 등이 추가로 발생할 경우 공모가가 낮아지거나 상장 일정이 미뤄지는 등의 사태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해킹사고는 상장과 공모 금액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면서 “개인정보보호가 중요한 게임 기업이 해킹으로 정보가 유출됐다는 것은 기업의 신뢰 하락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또 개인정보 유출 사고 후 집단소송 등 분쟁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도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장의 상장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해도 추후 2차 피해나 이용자 이탈로 인해 실질적인 실적감소 효과가 발생할 경우 주가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각종 규제에 민감한 게임 분야 투자자들이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경우 상장에 성공한다 해도 향후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넥슨이 해킹 사건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일본 상장을 강행할 경우, 성공 여부와 무관하게 무책임 하다는 기업이미지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게임스 최승호 기자 midas@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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