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SF 2011년도 행사가 지난 10월초 마무리 되었다. 세계대회 및 심포지엄, 총회가 회원국 및 참여국의 적극적인 협조 아래 무사히 치러졌다. 매년 그렇듯 올해도 행사가 끝나니 여러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올해 유독 마음 한구석이 짠해지는 이유가 따로 있다. 종전 대회나 총회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진한 유대감을 참석한 선수나 협회장들을 통해서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그들이 우리의 성심과 노력을 느끼기 시작했고 감사해 하고 있으며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e스포츠의 비전 달성을 위해 그들 스스로 무엇인가 보탬이 되고자 노력하고 싶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전에 없던 의미 있는 변화다. 이제 그들이 우리 열정의 순수함에 진정 고마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비로소 연맹의 활동이 우리의 일방적 주도가 아니라 모든 회원국들의 자율적 참여로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도 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단순히 행사를 치러냈다는 것에 만족하면 안되고 우리의 꿈을 향하여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만들어 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능동적 참여 집단의 공동의 목표와 역할에 대한 확실한 이해 및 이행이 전제되어야 공동체로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올해도 심포지엄이나 총회 때 느꼈지만 앞으로는 회원국 간 의견 통합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따르리라 예상된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놓고 볼 때, 이제는 연맹 내부를 한번 점검해 보아야 할 때라 고 생각한다. 신속하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위하여 필요하다면 정관도 수정을 해야 하고, 그나마 회원국 수가 적어 동의를 받기 쉬울 때 우리 주도권 확보가 상당 기간 동안 가능하도록 조직 및 제도 변경이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변화시킬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연맹의 이념적 존재 이유와 가치로 인하여 몇몇 소수의 의견도 공평하게 존중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로 인하여 야기될 수 있는 향후 의사결정에 있어서의 통제력 약화를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또 올해 총회 기간 중 나온 이야기의 하나인 2014년 아시안게임의 사전 행사로 열리는 2013년 아시아 인도어게임즈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제도권 스포츠행사와 협력한다는 것은 연맹 회원국 간의 단결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연맹회원국으로서의 자부심도 상당히 고취시킬 수 있는 기회다.
이러한 활동과 병행하여 회원국들의 실질적 동참을 통한 풀뿌리 e스포츠 리그도 보다 활발하게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연중 지속적으로 IeSF 리그가 열리게 함으로써 모처럼 회원국 간에 조성된 자발적 동참 분위기를 지속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심판 양성에 대한 부분도 이번 심포지움을 통해서 모두가 공감하고 필요로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기에 구체적 실행방법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이다. 물론 각국별 상황이 틀리기 때문에 모두가 완벽히 만족하는 프로그램이 처음부터 나오기는 힘들겠지만 협회들과 힘을 모아서 첫 단추를 잘 끼운다면 충분히 훌륭한 초기 모델이 나오리라 생각한다.


아무튼 이번 대회를 통하여 이제 상당수의 회원국들이 e스포츠로 하나된 집단의 힘을 느끼게 되었으며, IeSF가 q중심이 되어 모두 함께 만든다면 무엇이라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 같다. 필자가 연맹에 발을 들여 놓은 지 2년 반 만에 처음 느끼는 긍정적인 신호다.

 

다시 힘을 내자고 각오를 다져 본다. 이제부터 회원국의 자발적 동참이 수반된 연맹의 활동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각국의 동의만 제대로 이끌어 낼 수 있다면 과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우리의 비전을 추진해 나아갈 수 있는 반면, 자칫 합의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거나 교착 시에는 우리가 지금껏 당연시해왔던 일사 분란한 의사결정은 매우 힘들어 질 수도 있다.
냉정한 눈으로 스스로를 다시 바라보고, 여러 가지 선제대응을 심각히 고민해 볼 때다.


[오원석 국제e스포츠연맹 사무총장  wsoh@ie-sf.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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