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게임 판매 대금 중 30% ‘독식’… 현실 외면한 유통체계 큰 논란

 

스마트폰게임 개발업체들이 과도한 이동통신사의 수수료에 멍들고 있다. 현재 SK텔레콤·KT·LGU+ 등 이통 3사는 자사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서비스되는 게임의 판매금액 중 30%를 수수료로 부과하고 있다.


이같은 과도한 수수료로 인해 개발사들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이 소요되는 개발비조차 건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 게임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이통사들의 수수료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거세게 일고 있다.

 

스마트폰게임 개발업체들은 지금과 같은 과도한 수수료가 계속될 경우 대부분의 업체들이 한두개 작품을 개발하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메이저나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의 자금을 투자받은 몇몇 업체만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참신한 아이디어와 순발력이 뛰어난 작품을 개발하는 중소업체들이 무너져 산업의 기반이 취약해 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 개발비도 건지기 힘든 상황


 스마트폰 게임을 개발하는 A사는 이곳저곳에서 조금씩 투자를 받아 작품하나를 개발했다. 이 작품 개발에는 10개월의 개발기간과 50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투자됐다. 이 회사는 국내 이통 3사 로컬 마켓에 이 작품을 론칭했다. 개발비를 감안해 게임을 유료로 등록했고 세금을 포함한 최종 가격을 2500원으로 책정했다.


오픈 초기에는 마켓 카테고리 상단에 노출되며 어느 정도의 매출 성과를 거뒀다. 그 후로는 별반 관심을 끌지 못했고 이통 3사를 합쳐 총 다운로드 3만 건을 기록했다. 이를 돈으로 환산해보면 7500만 원으로 투자 대비 25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A사 대표는 이정도의 실적으로는 회사를 더 이상 운영할 수 없게 됐다며 회사의 문을 닫아야하는가를 고민하고 있다.


 5000만 원의 개발비를 들여 2500원에 판매했고 어느 정도의 이익을 남겼지만 회사는 존폐 위기에 놓인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과다한 수수료에 있다. 7500만원의 매출 중 30%에 달하는 2250만원을 이통사가 가져가고 나머지 수익 중에서 부가가치세와 기타 운영비를 제외하면 개발사 입장에서는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례는 그나마 나은 편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들이 작품들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받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스마트폰개발사들이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 작품을 개발해 1억원 미만의 매출을 올릴 경우 개발사 입장에서는 차기작을 개발할 수 없을 지경에 처한다”며 “새로운 신작을 만들기 위해서는 적어도 3~4명의 개발자가 필요하며 기타 인원도 필요한데 이들의 인건비와 기타 장비, 사무실 임대비까지 생각한다면 차기작은 엄두도 못낸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중소업체들이 이 같은 고충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업체는 회사를 계속 운영하려면 다시 투자를 받아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고 게임의 저작권을 넘겨야 한다.

 

# 시장 활성화의 걸림돌


 이통사들은 현재 시행하고 있는 30%의 수수료가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주장하고 있다. 애플이나 구글의 경우도 자사의 앱스토어 게임의 수수료를 30%씩 가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글로벌 앱스토어도 수수료가 30%고 앱 등록비, 검수비 등을 무료로 오픈하고 있다”며 “또 다양한 마케팅 툴까지 제공하고 있어 과도한  수수료라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업체들은 외국과 우리나라의 현실이 다르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마켓과 국내 이 통사와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플랫폼과 OS의 제공에 있다는 것이다.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마켓의 경우 각각 플랫폼과 OS를 제공한다. 수수료의 일부는 자신들이 개발한 플랫폼과 OS의 사용료 받는 셈이다.

 

하지만 국내 이통사들은 자신들의 통신 인프라를 활용하는 조건만으로 과도한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미 스마트폰 사용자들로부터 통신요금을 받으면서 추가로 마켓 수수료까지 챙기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미 비용을 받고 서비스하는 이동통신망을 통해 별도의 노력 없이 게임업체로부터 과다한 수수료를 가져간다는 얘기다.


  또 일본의 경우 이통사들의 수수료가 15%에 불과한 데 비해 우리나라 이통사들은 30%를 챙겨가는 것도 문제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과 OS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그 정도 수수료 책정이 납득가기도 한다”며 “하지만 통신 인프라만을 활용해 30%의 수수료를 챙기는 것은 과도한 것 아니냐”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 적정 수준으로 현실화해야


 업계 전문가들은 과도한 수수료 정책이 모바일게임 산업을 멍들게 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게임 산업 환경은 PC온라인 환경에 비해 매우 열악한 편”이라며 “오픈 마켓 관련법 문제로 글로벌 마켓의 게임 카테고리가 열리지 않는 등 판로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과도한 통신사 수수료가 산업을 죽이고 있다”고 평했다. 


 업계에서는 일본의 경우 이통사들이 15% 정도의 수수료를 가져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수수료를 낮춰 보다 많은 업체들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높은 수수료로 인해 일정 매출을 올리고도 도산을 하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며 “보다 많은 업체들이 시장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수수료를 파격적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게임스 고수홍 기자 zakash@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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