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e스포츠계의 분위기는 냉담하다 못해 암울한 상황이다. 위메이드는 폭스 게임단 해체를 발표했고 뒤이어 화승, MBC게임도 게임단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10개 구단이었던 게임단은 7개로 줄어 당장 차기 프로리그 개최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한 며칠 전에는 스타2협의회가 자진 해체를 하며 논란을 빚었다. 강제성이 없는 단체의 한계를 드러낸 단적인 사건이었다.


 이처럼 연이은 해체에 많은 사람들은 ‘e스포츠는 이제 끝났다’, ‘스타크래프트 리그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고 했다. e스포츠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해체한 게임단에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지만 몇 년 운영하고 그만둘 회사라면 일찍 손을 놓는 게 차라리 낫다. 문화, 산업적인 측면에서 조금의 노력도 하지 않고 선수들에 대한 책임감도 없이 포기하는 기업은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이다. 왜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됐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왜 기업이 게임단을 포기한건지, 왜 팬들이 예전만큼 경기장을 찾아오지 않는지, 왜 e스포츠를 국내 대표 게임문화로 만들지 못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비단e스포츠협회의 책임만은 아니다. 크게는 문화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e스포츠를 육성할 수 있는 장기적인 비전을 계획하고 제시해야 한다. 게임단을 운영하는 기업도 홍보에만 열을 올릴게 아니라 팬들과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협회는 이들 사이에서 최선의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의견을 중재해야 할 것이다.


 반가운 소식은 최근 AOS 장르가 팬들에게 보는 게임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 FPS 게임인 스페셜포스2의 인기가 뜨겁다는 것이다. 또한 해체한 게임단을 인수할 기업이 나타나고 있어 기대를 모으게 한다.


 차기 시즌이 머지않았다. 올해 충격을 안겨준 게임단 해체 사건을 잊지 말고 착실하게 준비한다면 e스포츠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을 것이다.

 

[더게임스 최승호 기자 midas@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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