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이하 인문협)가 ‘서든어택’ 게임이용료 정책을 문제삼아 넥슨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이번 문제는 넥슨 한 업체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 넥슨을 포함한 5대 메이저 모두에게 해당하는 사안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번 일로 도마에 오른 게임은 ‘서든어택’이지만 공정위의 판결에 따라 ‘아이온’ ‘테라’ ‘리니지2’ ‘피파온라인2’ ‘메이플스토리’ 등 PC방 인기게임 전체가 포함될 수 있다.

 

인문협과 게임업체들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이용 과금을 둘러싸고 크고 작은 갈등이 있어왔다.

 

지난 2005년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와 ‘리니지2’로 구성된 통합정량제 상품에 신규게임 ‘길드워’를 끼워 팔아 공정위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지난 2008년에는 CJ인터넷이 PC방 요금제를 갑자기 변경하며 웹보드 게임에 관한 가맹점 혜택을 대폭 줄여 PC방 업주들의 반발을 샀다.

 

인문협과 넥슨의 갈등은 일회성이 아니라 근본적인 시각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PC방에 대해 게임 이용료를 받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우리나라의 PC방을 인터넷 카페라 부른다. 이곳에서 인터넷 검색도 하고 업무도 보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시작부터 게임을 주로 이용하면서 PC방 하면 게임방으로 인식됐다.

 

PC방 사업주들이 지금의 게임산업을 만드는 데 1등 공신역할을 했다는 것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 이들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반면 게임계는 1개 기업이 연간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이익을 남기는 공룡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어려울 때 함께 고생했지만 이제는 서로의 위치가 극명하게 나뉘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가진 자가 덜 가진 자를 위해 베풀어야 하는 게 타당하다 하겠다. PC방은 게임계의 주요한 인프라다. 이 인프라가 무너질 경우 게임계의 미래 또한 암울할 수밖에 없다. 더 큰 욕심을 위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어리석음을 저질러선 안 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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