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용산전자상가에 위치한 콘솔게임 전문 상가를 찾았다. 소위 ‘도깨비시장’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전국의 비디오게임 유저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곳이다. 최근 온라인의 저렴하고 간편한 시스템 때문에 도깨비시장을 찾는 유저들이 그리 많지 않다. 국내 비디오게임 시장이 온라인게임에 밀리고 있는 상황도 한 몫을 하고 있지만 직접 용산까지 가서 발품을 팔지 않아도 저렴한 가격에 기기와 타이틀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이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의 용산은 주말이 되면 전국에서 몰려든 PC, 비디오게임 유저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거기에 국내에서 가장 저렴하다는 소문이 나고 거의 모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다루다 보니 국내 사용자들 뿐 아니라 외국인 손님들도 많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에는 컴퓨터 상가만이 예전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비디오게임 상가인 도깨비시장은 주말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객들은 역과 가까운 대형 마트와 복합 상가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때문에 도깨비시장 주차장에는 주차할 차량을 기다리고 있는 자리가 많이 남아있다.


 한국이 온라인게임 강국으로 우뚝 서면서 비디오게임 시장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이는 점점 주력 기기인 PS3와 X박스360의 한글화 타이틀의 부재로 이어졌다. 올해 출시된 타이틀 중 한글화를 마치고 나온 게임이 PS3의 경우 28%, X박스360의 경우 21%에 불과했다. 업체 입장에서는 한글화를 할 수 있는 매출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원본으로 그대로 발매된다는 불맨 소리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엎친데덮친격으로 불법 복제 시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비디오게임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북미나 유럽, 일본에서 아케이드게임과 함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끼어들 틈이 좁아지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우리 게임업계와 정부부처도 아케이드게임산업과 비디오게임을 뒤로 재껴둔 채 온라인게임에만 눈길을 주다가는 세계시장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때문에 최근 아케이드 업계가 정부부처에 심의와 규제완화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부가 국가 주요 전략으로 삼고 있는 동반성장을 온라인게임과 아케이드, 비디오게임 산업에도 적용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더게임스 강대인 기자 comdai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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