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무관심이 산업을 내려놨다


가족형 테마파크 조성 사업 잠정 중단… 엄격한 심의 등 규제책으로 '고사직전'

 

오는 2018년 강원도 평창에서 열릴 동계올림픽을 맞아 이곳에 게임테마파크를 조성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면서 침체의 늪에 빠진 아케이드산업을 회생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아케이드게임산업은 ‘바다이야기 사태’가 벌어지기 전까지는 1조원에 달하는 시장을 형성했지만 한 순간 무너지면서 거의 자취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몰락하고 말았다. 최근 들어 조금씩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정부의 획기적인 정책변화나 육성책이 없으면 다시는 재기할 수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아케이드업계가 강원도 평창에 게임테마파크를 꼭 설립하려는 의도는 이 대회를 계기로 아케이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고 정부도 적극적인 육성책으로 돌아서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테마파크를 조성하지 못한다 해도 이 사업의 추진을 통해 여론을 조성하고 열악한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아케이드 시장은 한바탕 혼란을 야기한 ‘바다이야기’사태 이후 2008년을 기점으로 점차 회복세에 들어섰다.


하지만 급격한 매출 감소는 피할 수 없었다. 지난 2005년 9655억 원에 달했던 매출은 2009년  618억으로 곤두박질 쳤다. 그러다가 2010년부터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2년까지 매출 규모와 성장세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에서도 주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싱글로케이션 제도를 확대함으로써 아케이드게임산업을 활성화 시키려는 시도를 한 바 있다. 또 국내외 행사 개최, 국내 상황에 맞는 게임산업단지 조성 계획 등 진흥을 위한 여러 정책들을 시행했지만 크게 빛을 보지는 못하고 있다.


 문화부는 아케이드산업을 육성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 2008년 문화부는 오는 2012년 까지 세계 3대 게임강국 실현을 목표로 총 3500억 원을 게임 산업에 투자한다며 ‘게임산업진흥 중장기계획’을 발표했다. 그 전략 중 하나가 바로 아케이드 사업단지 조성 추진이다. 어려움에 빠진 아케이드게임의 부흥을 위해 제작단지를 구축하고, 산업 기반을 다진다는 것이다.


문화부는 최대 아케이드게임 시장인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최근 신종 복합유통게임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쇼핑몰, 스포츠 시설, 놀이 시설 등 여러 가지 복합시설들을 접목하는 형태의 테마파크를 만들 계획이었다. 일본의 조이폴리스, 미국의 게임 웍스 등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 역할을 하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정책은 현재 잠정 중단된 상태다. 지난 2009년 100억 원의 사업비를 얻기 위해  예산 심의를 올렸지만 기획재정부에서 심의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관련 부서에서 사업 착수를 위한 예산을 신청했지만 기획재정부에서 심의를 해 주지 않아서 계획이 사실상 멈춰있는 상태”라며 “올해에도 심의를 거치지 못했기 때문에 계획을 추진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이 한국을 대표하는 콘텐츠 산업이 될 수 있도록 일차적으로 아케이드 게임과 온라인 게임의 균형 있는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며 “산업 부흥을 위해서 아케이드는 ‘사행성’이라는 인식이 바뀌어 건전한 문화로 거듭나도록 가족형 엔터테인먼트 센터를 구축하는 등 건전한 아케이드게임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싱글로케이션 제도의 확대를 통한 활성화도 진행됐다. 이 제도는 게임제공업소 외에 게임물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종전에는 한 장소에 2대밖에 설치할 수 없었지만 법을 고쳐 5대로 확장해 청소년 게임기 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했다. 지난 2010년 4월부터 시행되면서 시장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시장 파급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아케이드 게임시장은 콘솔게임에 이어 두번째로 큰 시장이다. 하지만 유독 한국에서만 온라인게임에 밀려 시장성이 현격히 떨어져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온라인게임에 비해 엄격한 심의와 규제를 꼽고 있다.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아케이드게임산업 현안 대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은 이구동성으로 “아케이드게임 산업이 정부의 규제와 단속 등으로 인해 고사위기에 처했다”며 “게임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 체계적 법제화와 아케이드게임 산업 육성 태스크포스(TF)팀을 즉각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더게임스 강대인 기자 comdain@thegames.co.kr]

 


아케이드 시장 규모 및 성장률 추이 (단위 : 억 원)

연도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시장규모

9,655

7,009

352

628

618

649

711

성장률

329.7%

-27.4%

-95%

78.4%

-1.6%

5.0%

9.5%

 

출처=2010년 대한민국게임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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