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게임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 ‘위닝일레븐’이 드디어 온라인으로 개발된다. 이에따라 이미 온라인게임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피파’와의 진검승부가 불가피하게 됐다.

 

NHN은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 코나미와 공동으로 ‘위닝일레븐 온라인’을 개발키로 했다고 발표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작품의 라이벌인 ‘피파온라인’은 이미 네오위즈게임즈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어 향후 네오위즈와 NHN이 자존심을 건 대결을 펼치게 될 전망이다.

 

NHN 한게임(부문대표 정욱)은 일본 코나미디지털엔터테인먼트(대표 타나카 후미아키)와 ‘위닝일레븐’의 온라인 버전을 공동 개발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지난달 30일 전격 체결했다.

 

정욱 NHN한게임 대표대행과 에노모토 신지 코나미디지털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계약식에서 양사는 ‘위닝일레븐온라인’ 개발로 국내 스포츠게임 시장을 적극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 작품이 등장하게 됨에 따라 국내 축구온라인게임 시장도 야구게임과 마찬가지로 치열한 경쟁과 함께 시장도 커지는 등 새로운 춘추전국시대를 맞을 전망이다.

 

# 영원한 맞수 대결 재현

 

‘위닝일레븐온라인’의 등장은 라이벌인 네오위즈게임즈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네오위즈는 지난 2006년부터 ‘피파 온라인’를 서비스, 부동의 스포츠게임 1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남아공월드컵을 기점으로 유저들이 크게 늘어난 이후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위닝’이 온라인으로 등장할 경우 기존 유저를 잠식하기 보다는 새로운 유저들을 창출함으로써 시장 파이가 커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미 콘솔시장에서는 세계적으로 ‘위닝일레븐’과 ‘피파’시리즈가 양강 체계를 구축해 축구게임 시장을 분점해온 상태다. 두 작품은 서로 다른 강점으로 유저 성향에 따라 팬층이 갈렸다. ‘위닝일레븐’ 시리즈가 실제 축구 경기와 흡사한 형태의 리얼리티를 강조했다면 ‘피파’ 시리즈는 다이내믹한 화면 등 연출력에 중점을 둬 왔다.

 

하지만 국내 유저들 대다수는 ‘피파’시리즈 보다는 ‘위닝일레븐’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성향을 보여주고 있다. 컨트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국내 유저들의 특성상 정교한 조작이 승패의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는 ‘위닝일레븐’의 작품성이 더 많은 점수를 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위닝일레븐’은 플레이스테이션의 국내 보급률을 좌우하는 타이틀이라는 명성을 얻을 정도다.

 

반면 ‘피파온라인’ 네오위즈와 EA와의 갈등으로 재계약이 답보 상태에 놓여 있다. 양사는 재계약 수익 분배 수준과 해외시장에 대한 견해차로 계약만료가 1년이 지난 현재 매월 재계약을 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 강력한 라이벌 등장함에 따라 네오위즈와 EA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경쟁사 물리치고 NHN 품으로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그동안 ‘위닝일레븐’의 온라인화에 대한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이 작품은 오래전부터 폭넓은 유저층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난 2000년대 초부터 온라인화에 대한 큰 기대가 있었다.

 

특히 글로벌 축구 게임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 ‘피파’가 네오위즈를 통해 온라인화 되면서 이 같은 기대감을 더욱 증폭됐다. ‘위닝일레븐’은 그동안 축구게임에서 ‘피파’와 경쟁구도를 형성해온 터라 엔씨소프트 등 대형업체들을 중심으로 온라인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돌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위닝일레븐 온라인’이 NHN의 품으로 가게 된 것은 NHN의 일본 내 위상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미 포털 네이버가 일본 온라인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데다 한게임재팬의 경우 국산 온라인게임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에노모토 신지 코나미 부사장은 “NHN이 일본에서 사업을 하고 있었던 배경도 있고 해서 3년 전부터 논의를 진행을 해 왔다”며 “그동안 한국 기업들이 많은 오퍼를 했지만 NHN과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내년 안에 ‘위닝일레븐 온라인’의 공개서비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작품은 글로벌시장보다는 한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될 예정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콘솔시장에서 폭넓게 보급된 상황이어서 온라인화를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이 무의미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EA와 글로벌 계약을 맺고 개발된 ‘피파온라인’의 경우 현재 국내 시장에서만 서비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욱 한게임 대표는 “이번 계약은 한국 서비스만을 포함한 것으로 글로벌 서비스는 논의하고 있지 않다”며 “축구게임이 인기 있는 북미나 일본은 이미 콘솔시장이 크기 때문에 온라인게임을 내놓는 것 자체가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의사 결정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 원작 특유의 리얼리티 구축

 

이 작품은 한게임과 코나미의 개발진이 공동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한게임은 현재 약 600명의 인력 가운데 절반인 300여명이 개발자로 이뤄져 있다. ‘위닝일레븐 온라인’은 한게임 개발팀 일부 인력과 코나미 도쿄 스튜디오에 별도로 구성된 특별팀이 공동으로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제작할 예정이다. 특히 코나미의 경우 기존 ‘위닝일레븐’ 시리즈 제작에 참여한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가 대거 포함돼 원작과의 일관성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나미는 한국 유저들에게 최적화된 게임을 만들기 위해 향후 NHN으로 개발인력을 파견해 한국 유저들의 반응과 성향을 실시간으로 분석, 작품에 적용할 방침이다.

 

한게임은 ‘위닝일레븐’ 특유의 장점인 리얼리티를 강조해 국내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위닝일레븐’이 국내외에 폭넓은 유저층을 확보한 요소는 무엇보다도 사실감 있는 축구 플레이의 구현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 시리즈는 스루패스나 2대1 패스, 포메이션 구축, 선수의 체력 관리 등이 실제 경기와 유사하게 이뤄진다. 특히 경기 플레이에서는 컨트롤러 조작이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이 때문에 ‘위닝일레븐’ 온라인 버전에서는 기존의 콘솔 컨트롤러에서 구현하던 미세한 작동을 키보드로 최적화 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게임 역시 온라인화를 진행하는 데 있어 이 부분에 집중할 예정이다.

 

정욱 대표는 이에 대해 “컨트롤러 조작에 최적화돼 있는 작품의 특수성을 감안 키보드 조작으로 변경했을 때 설정 자유도를 최대한 끌어 올려 리얼리티한 조작감을 100% 계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작의 장점을 살린 한글화 역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위닝일레븐’은 작품성이 정교한 ‘실황’ 노하우에 맞춰져 있어 이 부분에 대한 한글화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게임은 이같은 원작의 특성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축구 팬들에게는 낯익은 김동완, 서형욱 전문해설위원을 이미 캐스팅해둔 상태다.

 

한게임은 자사의 포털 네이버를 통해 ‘위닝온라인’을 서비스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상반기에 선보인 야구게임 ‘야구9단’의 경우 네이버 스포츠 섹션과 결합해 서비스하고 있는데 ‘위닝’도 이같은 방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NHN은 ‘위닝일레븐 온라인’을 확보하게 됨에 따라 스포츠게임의 양대 산맥인 야구와 축구 라인업을 모두 보유하게 돼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에 프로야구 실제 경기 데이터와 선수정보를 게임에 반영하는 ‘프로야구 더 팬’이 내년에 서비스될 예정이어서 NHN의 스포츠 장르 기반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위닝일레븐 온라인’의 등장은 향후 국내 스포츠 게임 시장 확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스포츠 장르의 대세는 야구게임이 차지하고 있다. 축구게임의 경우 ‘피파온라인’과 ‘프리스타일 사커’ 정도만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야구게임은 CJ의 ‘마구마구’, 네오위즈의 ‘슬러거’, 엔트리브의 ‘프로야구 매니저’, NHN의 ‘야구9단’ 등의 인기작들이 대거 포진돼 있는 상태다. 향후 등장하는 ‘위닝일레븐’을 필두로 KTH의 ‘풋볼매니저 온라인’, CJ의 ‘차구차구’ 등 축구게임이 대거 등장할 경우 야구게임들과의 힘겨루기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게임스 김윤겸 기자 gemi@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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