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게임산업협회는 김기영 회장이 임기를 마친 후 차기 협회장을 맡겠다고 나서는 후임자가 없어 몇 달을 표류해야 했다. 백방으로 수소문을 했지만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어 결국 네오위즈의 최관호 COO가 총대를 메는 형국이 됐다.


최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게임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한 ‘공감성장’을 제5기 체제의 비전으로 제시했다. ‘가족공감’과 ‘사회공감’, ‘기업공감’ 등 3대 목표를 통해 협회를 바꿔나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의 큰 기대 속에 출범한 최관호號는 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왜 이런 모습이 연출되고 있는 것일까. 들려오는 말로는 ‘회장이 외부영입 인사’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외부에서 영입을 해 왔으니 강하게 책임을 추궁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과거 회장사들은 회비도 더 많이 내고 협회나 회원사들을 위해 희생을 감내하는 모습을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최 회장의 경우 게임업체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럴 필요까지 있느냐고 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회장은 외부영입 인사라고 책임을 떠 넘기고 회원사들은 회장도 아닌데 왜 내가 해야 하느냐고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선장이 있다고 해도 영이 서지 않아 배가 표류하고 있는 꼴이다.


 회장을 비롯한 이사회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하부조직인 운영위원회가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기형적인 형태가 되고 있다. 협회의 주요사안들이 그들의 손에서 좌지우지되는 형국이다. 이래선 협회가 제대로 운영될 수 없다. 

 
게임계는 지금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해 지면서 셧다운제가 시행되는가 하면 포화상태에 직면한 국내 시장에서 중소기업들은 살 수가 없다며 아우성이다. 또 해외에서는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우리를 따라 잡으며 위협하고 있다. 일본과 미국, 유럽 등 해외 진출도 녹록치 않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협회 회원사들이 똘똘 뭉쳐 머리를 짜내야 한다. 그런데 때 아니게 외부 영입이라는 이상한 말의 잔치만 요란하니 할말을 잃게 만든다. 지금 상황이 전후 좌우를  따질 상황인가. 모두가 발 벗고 뛰어도 힘든 형국인데 외부 영입이었으니 그냥 할만큼만 하겠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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