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의 대통합을 명분으로 독자적인 협회를 해체하고 한국게임산업협회(게임협회) 우산으로 들어간 모바일게임업체들 사이에서 협회를 재건하자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태블릿PC 등 ‘스마트 디바이스’와 국경을 초월 글로벌 콘텐츠 유통 채널인 ‘오픈마켓’의 등장으로 모바일 산업은 급변하고 있는데, 게임협회 내에서 중소 모바일게임업체들의 존재감이 부족한데 따른 일종의 반발에서 비롯된 결과이다.


역설적으로 모바일게임 협회 부활 움직임을 부추기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게임협회이다. 모든 게임계를 한데로 묶어도 시원찮을 게임협회가 지나치게 몇몇 메이저 온라인 게임업체 위주로 파행 운영되고 있기 때문임을 결코 부인하기 어렵다. 범 게임계를 아우르는 ‘통합 협회’를 표방하며 2004년 출범한 게임협회는 본래의 취지를 무색케하며 극히 일부 메이저업체들끼리의 통합만 일궈냈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중소 게임업체들 사이에선 게임협회는 ‘그들만의 리그’로 불리운다. 중소·중견 게임업체들이 비집고 들어가기 어려운 폐쇄적인 구조이며, 특히 모바일게임업체들을 대변하는데 지극히 인색했다. 최근 몇년간 모바일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오픈마켓 자율심의’와 ‘셧다운제 적용’ 등 굵직굵직한 현안이 불거졌지만, 어디에서도 협회의 목소리를 듣기 어려웠다. 모바일 업체들은 게임협회 차원의 지원은 커녕 관심조차 없는 것 같다는 볼멘소리다. 올 상반기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최관호 회장 체제’도 기대가 컸던만큼 실망만 더 큰 지경이다.


협회가 지금까지 모바일 게임 업계에 대해 보여준 결과만 놓고 보면 사실상 ‘직무유기’에 가깝다. 따라서, 협회의 분열을 막기 위해선 협회 내부에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게임계 대표창구란 타이틀에 걸맞은 업계 전반의 공통 애로 사항과 현안에 세심하게 귀기울여 필요한 대안을 내놔야 한다. 지금처럼 일부 메이저 기업들의 논리에 의해 협회 운영과 관심이 특정 집단으로 쏠린다면, 모바일게임협회의 부활을 막을 수 없을 뿐더러 게임협회의 미래도 막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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