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협회는 메이저들의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 열악한 업계 입장 대변할 법인체 필요성 제기

 

최근 모바일 게임업계에서 별도의 독자적인 단체를 구성하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모바일게임산업협회가 지난 2008년 10월 현 한국게임산업협회로 흡수 통합 된지 약 3년이 흘렀지만 모바일게임산업을 위한 정책제안이나 사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 업체들 사이에서도 몇몇 메이저 업체들이 주도하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원성을 사고 있는 협회가 모바일업체들에게도 거센  불만을 사고 있는 것이다.

 

 최근 부천에서 40여개 모바일업체가 한 자리에 모인‘모바일게임인의 밤’행사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는 컴투스, 게임빌 등 모바일 선두업체들은 물론 경기 지역에 위치한 개발사들이 각종 관련 현안과 정보 등이 논의됐다.


 업체들은 여러 가지 애로사항을 이야기 하는 가운데 참석자들의 상당수는 한국게임산업협회가 모바일업체들을 위해 하는 일이 없다며 이럴 바에는 모바일업체들을 위한 협회를 따로 만들어 한다는 얘기가 터져 나왔다.


 이들 업체는 모바일 환경이 글로벌시장의 부각과 스마트폰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등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지만 정작 협회에서는 모바일업체를 위한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하지만 이같은 불만의 목소리가 실제로 협회를 구성하는데 까지 가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인데 총대를 메고 나갈 업체가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바일 업체들의 불만을 협회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금처럼 몇몇 메이저 업체들에 의해 협회의 정책이 좌지우지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 주요 사업서 거의 소외돼


 그동안 게임업계에서는 협회가 일부 대형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사업 전개를 한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협회가 그동안 추진해온 주요 사업들은 대부분 메이저 업체들의 현안이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김정호 회장 체제에서 주도했던 ‘그린게임캠페인’의 경우 사회적인 지탄의 대상인 웹보드게임의 비중을 줄이면서 보다 투명하게 운영하는 것을 골자로 했다. 또 최관호 회장이 선출된 후에도 사정을 마찬가지였다. 그는 당면과제인 셧다운제와 관련해 헌법소원을 준비하는 등 온라인게임업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따라 모바일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최근 스마트폰 사용확산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모바일 게임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지만 동시에 오픈마켓 법과 같은 현안들과 제도적 미비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상당수 모바일 업체들은 협회가 이같은 이슈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또 온라인 게임업체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협회와는 별도로 각종 제도와 이슈에 대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조직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최근 모바일 업체 대표들이 모이는 자리에서는 ‘모바일협회 결성’이라는 화제가 단골메뉴로 등장하기도 했다.


 모바일업체 한 관계자는 “협회는 언내나 필요한 존재였으나 지금껏 있어왔던  모바일게임협회는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며 “게임산업협회로 흡수된 이후에는 더욱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 급변하는 시장 대응에도 한계 드러내


과거 모바일게임업계에서는 한국모바일게임산업협회가 존재했다. 지난 2004년 10월 출범한 이 단체는 당시 시장규모 1500억원, 업체수 500여개에 달하는 모바일게임시장에서 업체 간 협력관계와 공동 브랜드화, 불법복제 방지 등의 이슈들에 대응하는 단체로 출발했다. 그러나 모바일게임협회는 회원사가 18개사에 불과하는 등 업체들의 참여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모바일게임협회는 지난 2008년 10월 당시 정회원사 53개를 확보한 현재의 한국게임산업협회와 통합됐다. 당시 협회 통합의 취지는 유무선 플랫폼을 대표하는 게임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실용적인 관점에서의 행정적 비용의 최소화와 국내 게임산업의 온라인과 모바일을 아우르는 현안에 대해 공동대응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후 모바일 관련 사안은 협회 내 모바일게임산업분과에서 주로 논의됐다. 모바일분과에서는 최근 모바일게임에 대한 사전심의등급을 완화한다는 내용을 담은 일명 오픈마켓법안 통과와 관련된 활동 등을 주로 진행해왔다.


 그러나 상당수 모바일 업체들은 협회가 법 제도와 같은 최소한의 대응 이외에 최근 급변하는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은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따르면 최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관련 애플리케이션 마켓인 T스토어가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게임 콘텐츠에 대한 개발사와 마켓의 수익분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의 구심점이 없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 모바일 게임시장 상황이 2000년대 초반 MP3플레이어의 폭발적인 보급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결국 디지털음원에 대한 우위를 음악포털들에게 넘겨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모바일 게임업체 한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보급으로 기존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여러 현상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의 협회가 과거 모바일협회와 모양새는 비슷하나 업계의 중대사안이 터졌을 때 대표단체다운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찻잔 속 태풍 이라고?


 최근 불거지는 별도의 모바일 단체 구성 논의는 업계의 돈독한 친목관계도 한몫하고 있다. 얼마전 개최된‘모바일게임인의 밤’의 경우 매번 행사가 열릴 때마다 관련 업체들의 참석률이 높은 편이다. 또 업체 간 정보나 기술 공유에 대해 비슷한 인식을 갖고 있는 점도 끈끈한 친목관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처럼 업체 간 높은 친밀도는 별도 협의체에 대한 필요성에도 상당 부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온라인게임업체 한 관계자는 “온라인 게임업계의 경우 초기에는 모두가 출발선상에 있다 보니 업체간 친밀도가 높았지만 최근에는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소원해진 경향이 있다”며 “반면 모바일 업계의 경우 회사 규모나 시장상황에 대한 입장이 비슷하다보니 친밀도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바일 업계의 별도 단체 구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상당하다. 우선 게임업계 특유의 참여도 부족이 실질적인 단체 구성으로까지는 이끌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협회 역시 이같은 별도 단체 구성 움직임에 대해 모바일 업계의 대세라기보다는 일부 의견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 한 관계자는 “별도 단체 구성 움직임에 대해 이미 이야기 들은 바 있으나 이는 일부의 의견일 뿐 전반적인 논의사항은 아닌 것 같다”며 “오픈마켓법 시행과 연관한 향후 시장 대응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협회는 향후 모바일 게임 활성화에 대한 방안 또는 사업 수립 등에 들어갈 계획이다. 아직까지는 추진 상황이 구체적이지 않지만 애플 앱스토어 게임 카테고리 오픈 등과 관련한 사항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더게임스 고수홍 기자 zakash@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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