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절박한 상황 '아무도 몰라'… 일각선 결성 단계 까지엔 의문 제시

 

모바일업체들이 그들을 위한 협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까닭은 그들이 처한 상황이 ‘죽느냐 사느냐’를 고민해야 할 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몇몇 메이저 업체들을 제외한 모바일 개발사들은 현재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품을 만들어도 홍보를 할 만한 툴이 없고 앱서비스업체와 수익을 나누면 남는 것이 없을 정도라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회사 문을 닫아야할 정도라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협회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금의 모바일게임 시장은 처음 모바일게임 시장이 형성됐을 때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이다. 물론 기술, 환경, 시스템 등 많은 것이 달라져 피처폰 시장과 다르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스마트폰을 필두로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는 것이다.


또한 초기 피처폰 시장만큼이나 환경이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게임을 노출할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고 까다로운 심의 제도와 과도한 마켓 수수료는 중소 개발사들의 목을 조인다는 것이다.


중소업체들은 새로운 협회가 만들어질 경우 중소업체들을 위한 협상창구역할을 해 줘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개별 업체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개발업체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에 협회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정부의 과도한 규제를 개선해 주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앱서비스업체와의 협상이다.


까다로운 심의 절차는 중소 개발사들을 옥죄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모바일게임을 출시하려면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받아 등급을 획득한 후 이외 2개의 기관에 게임을 등록해야한다. 별개로 전자상거래 사업자 등록까지 하면 최소 20만원의 요금이 든다. 순환 사이클이 빠른 모바일게임 특성상 이런 까다로운 절차는 중소 개발사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잘 이뤄지는 순환 구조라면 이런 규제는 오히려 필요하다. 하지만 순환 구조가 형성돼있지 않은 상황에서 과도한 규제는 시장 진입의 문을 막을 뿐”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모바일게임은 PC로 즐기는 온라인게임과는 달리 순환 사이클이 굉장히 빠르다. 최근엔 스마트폰 네트워크 기능을 활용한 SNG, MMORPG, MORPG 등이 출시되고 있지만 대부분은 싱글 게임 형태에 세미네트워크 기능이 더해진 형태다. 한마디로 끝이 있는 게임이다. 이런 빠른 순환 속에서 열악한 시장 환경은 중소 모바일게임 개발사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또 열악한 환경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마케팅에 대해서도 협회가 나서서 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중소 개발사들이 수입을 늘리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게임을 무료로 출시하고 부분 과금을 매기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용자들이 게임을 조금이라도 더 받게 하려면 게임 자체는 무료로 출시해야한다고 말한다. 무료 게임 내 아이템, 선물하기 등 각종 시스템에 사용료를 붙여 수입을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방법이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다. 최근 ‘앵그리 맞고’라는 게임이 안드로이드 마켓에 출시됐었다. 이 게임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앵그리 버드’ 캐릭터와 콘텐츠를 착안한 형태로 많은 관계자와 유저들에게 놀라움을 주며 다운받게 했다.

 

무료로 출시돼 더 많은 사람이 다운로드를 받았다. 하지만 곧이어 문제가 터졌다. 단순한 조작만으로 부분 과금이 결재됐기 때문이다. 한 초등학생의 부모는 자신의 자식에게 이 게임을 스마트폰에서 하게 했다가 다음달 15만원의 부분 과금이 결재돼 돌아오는 곤욕을 치렀다.


 이런 큰 사건은 드물지만 대부분의 모바일게임에 다소 비싼 부분 과금 콘텐츠들이 구현돼있다. 소비자들의 불만도 끊이지 않고 있다. T스토어나 각종 모바일게임 커뮤니티에는 지나친 부분 과금으로 인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사용자들은 “돈을 주고 받은 게임인데도 추가로 돈을 내야 한다”, “부수적인 아이템은 그렇다 쳐도 게임 진행에 꼭 필요한 것까지 요금을 매기는 것은 너무하다” 등의 불만을 털어놨다. 시장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런 문제는 지속적으로 일어날 것이란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중소개발사들은 이런 고충을 대변해줄 수 있는 존재로 협회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협회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이전에도 모바일게임협회는 존재했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 모바일게임협회가 있을 때도 강력하게 협회의 이슈를 만들어가지 못했다”며 “지금 협회가 다시 만들어진다고 해도 열악한 상황을 바꿔 놓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더게임스 고수홍 기자 zakash@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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