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방송된 MBC뉴스데스크에서는 온라인 게임에서 싸우다 실제로 만나 싸우는 이른바 ‘현피’사건이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보도에서는 온라인 게임을 하다 시비가 붙은 청소년들이 실제로 만나 결투를 벌이다 점점 더 과격해지고 조직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날 방송은 10대들의 싸움을 여과 없이 방영해 올해 초 셧다운제 논란과 관련해 방송된 어이없는 PC방 실험에 이어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한편으로는 온라인에서의 익명성을 전제한 폭력성이 현실세계로 이어진다는 청소년 문제도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온라인상에서는 기본적으로 익명성이 보장된다. 싸움의 대부분은 이 익명성 때문에 일어난다. 온라인게임을 하다보면 청소년이건 어른이건 할 것 없이 익명성이란 커튼 뒤에 숨어 추잡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상대의 예의 없는 말 또한 화를 불러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다. 감정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10대 청소년이 이런 갈등 상황에서 화를 누그러트리기란 쉽지 않다.

 

상대의 추잡한 언행에 직면했을 때 익명성 뒤에 숨은 하찮은 자의 행패로 치부해버리면 그만이지만 청소년들은 당장의 감정에 충실하기 십상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싸움이  ‘현피’로 이어질 수 있다.


게임 내에 존재하는 이권을 놓고 벌어진 싸움이 현실로 이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현재 어느 정도 유저풀이 갖춰진 온라인게임들에는 각각의 사회가 형성돼있다. 이 게임들에는 이권이 존재하고 서열이 존재한다.

 

그 이권을 차지하기 위해 일부 유저들이 행하는 이기적 행동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정직하게 행동하는 유저는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지속적인 관리를 하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다. 사실 이 부분은 유저 스스로가 지켜야할 기본 매너이다.  


게임은 게임답게 즐기는 것이 가장 좋다. 익명성 뒤에 숨어 추잡한 행동을 하는 것은 자신의 얼굴에 먹칠하는 일일 뿐이다. 게임 속 캐릭터가 자신의 아바타란 것을 항상 잊지 않기를 바란다.

 

[더게임스 고수홍 기자 zakash@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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