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영화계에서는 김기덕 감독의 발언이 논란이 되며 세인들의 관심을 모았다. 김 감독은 최근 국내 영화시장에서 수입영화가 한국 극장의 60%인 1400개의 스크린을 점령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고지전’과 같은 국산 블록버스터 영화를 겨냥, 저예산영화나 아트무비들이 설자리를 잃고 있음을 호소했다. 김 감독은 한국영화의 다양성과 풍부한 콘텐츠 확보를 위해 제작 지원과 역량 있는 신인감독 발굴 등을 설파했다.


사실 최근 국내 게임산업 역시 영화계와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규모의 자본이 투입된 멀티플렉스 상영관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상업성이 낮은 작품성 위주의 영화들은 개봉된 지 채 며칠이 안되서 퇴출을 당한다.

 

게임 역시 최근에는 대규모의 제작비가 투여된 작품 정도만 시장에서 살아남고 있으며 중견·중소 업체들의 게임들은 대부분 한두달 반짝하고는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여기에 기존부터 인기작을 확보한 메이저 업체들은 이들 게임에 대한 지속적인 마케팅 등이 이어지고 있어 규모 면에서 상대도 되지 않는 작은 게임들은 살아남을 여지조차 없다.


최근 중견·중소 개발사들의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하소연이 있다. 메이저 업체들이 이익 극대화 이외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작은 개발사들 입장에서는 공을 들여 작품을 완성해도 유저들에게 선보이기가 여간해서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나름 우수한 게임성을 확보했음에도 퍼블리싱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데다가 해외판권을 위한 수익 배분에 있어서도 회사를 운영하기조차 힘들 정도의 수준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절정의 전성기를 누렸던 국내 영화계는 요즘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여기에는 업계와 극장의 대형화, 물량화로 경직화는 심해지는 반면 창의성은 떨어지고 작품성과 상업성을 겸비한 영화일지라도 유명 배우가 캐스팅 되지 않거나 일정한 상업적 공식에서 벗어나면 제작비조차 확보할 수 없는 분위기로 나아가면서부터다. 최근 게임업계의 분위기도 이런 영화계의 현실과 데칼코마니를 이룬다.


그나마 영화계에서는 김기덕 감독처럼 세계적인 명성을 확보한 인물이 업계에 현실에 대해 용기 있게 대변하기는 했다. 이 점은 게임업계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더게임스 김윤겸 기자 gemi@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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