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배분 문제가 원인으로 떠올라…상호 신뢰 통해 롱런하는 경우도  수두룩

 

개발사와 퍼블리셔 간에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어제의 동지가 적으로 바뀌는 순간, 서비스해왔던 작품이 망가지는 일도 흔치 않게 일어난다. 반대로 퍼블리셔와 개발사의 지속적인 협조로 오래도록 윈윈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지난 6월 CJ와 게임하이-넷마블은 ‘서든어택’ 재계약과 관련해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이같은 일은 과거에도 여러번 있었다. 개발사와 퍼블리셔 간의 갈등은 서로에게 큰 상처를 줄수도 있지만 반대로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한다.

 

개발사와 퍼블리셔 간 갈등은 대박을 친 게임에 대한 수익을 서로 높이려는 계산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 국내 FPS의 1인자는 ‘서든어택’이지만 예전에는 ‘스페셜포스’가 FPS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스페셜포스’는 드래곤플라이가 개발하고 네오위즈가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난 2007년 4월 ‘스페셜포스’ 관련 재계약이 가까워지면서 드래곤플라이와 네오위즈는 삐걱대기 시작했다. 개발사인 드래곤플라이는 더 많은 수익 배분을 요구했고, 네오위즈게임즈는 수익원 다각화를 위해 ‘아바’ 등 다른 FPS 게임 서비스에 주력하면서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개발사인 드래곤플라이와 네오위즈 간에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면서 재계약이 불투명해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1차 재계약 협상이 실패로 돌아가자 이날 박철우 드래곤플라이 대표는 ‘스페셜포스’를 독자적으로 서비스할 것이라고 천명하며 네오위즈와 결별을 우회적으로 표명했다.

 

하지만 ‘서든어택’에서 불거졌던 회원DB 문제가 ‘스페셜포스’에서도 발생했다. 드래곤플라이는 네오위즈로부터 회원DB를 받아낼 권리가 없었고 회원DB 없이 독자적으로 서비스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당장 1000만명이 넘는 누적회원이 재가입 했을 때 계급이나 캐시아이템 보상 문제를 해결할 만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스페셜포스’ 재계약과 관련한 갈등 덕에 경쟁작인 ‘서든어택’의 인기가 높아만 가고 있었다.

 

결국 지난 2007년 5월 17일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되면서 드래곤플라이와 네오위즈는 화해를 했다. 그러나 이미 유저들은 ‘서든어택’으로 기울어 현재까지도 ‘서든어택’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제이씨엔터테인먼트와 KTH도 ‘프리스타일’ 재계약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프리스타일’은 KTH의 ‘파란게임’과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조이시티’를 통해 서비스 됐다.

 

하지만 파란게임을 통한 이용자 수가 전체 프리스타일의 이용자 중 80% 정도를 차지했기 때문에 재계약 결렬 시 회원 DB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었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 측은 KTH를 지속적으로 압박해 판권 계약을 해지하고 독자서비스로 전환했다. KTH 측은 조건없이 회원 DB를 이용자 동의 절차를 밟아 제이씨엔터테인먼트 측에 전달했다. 이는 국내 게임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었다.


‘오디션’ 개발사인 티쓰리엔터테인먼트도 와이디온라인의 전신인 예당온라인과 수익 배분 문제에서 갈등을 빚었다. 지난 2005년 세상에 공개된 ‘오디션’은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에서 인기를 얻으며 1억2000만명의 회원을 거느리며 예당온라인에게 큰 수익을 안겨다 줬다.


예당온라인과 T3엔터테인먼트는 지분 투자 및 퍼블리싱 계약 직후부터 불화설이 나돌았으며, 해외 매출 산정과 국내외 마케팅 방안 등을 놓고 사사건건 갈등을 겪어 왔다.


재계약을 앞두고 개발사와 퍼블리셔 간에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게임 업계에서 귀감이 되는 기업도 있다. 나우콤(대표 문용식)은 지난 6월 2일 라온엔터테인먼트와 액션 달리기 게임 ‘테일즈런너’의 퍼블리싱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해당 계약으로 나우콤은 오는 2017년 8월 30일까지 ‘테일즈런너’ 서비스를 계속 이어가게 됐다. 이로써 나우콤과 라온의 연장 계약으로 양사는 총 12년 동안 퍼블리셔와 개발사 관계를 이어가게 됐다.


나우콤 관계자는 “‘테일즈런너’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개발사인 라온과 나우콤 간의 깊은 신뢰와 적극적인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며 “현재의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계약 기간이 1여 년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전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말했다.

 

[더게임스 김성현 기자 ksh88@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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