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계가 시끄럽다. ‘서든어택’을 둘러싸고 CJE&M과 넥슨이 한바탕 신경전을 벌이더니 이번에는 웹젠과 레드5가 ‘파이어폴’을 둘러싸고 법정싸움에 들어갔다. 동서양은 문제해결 방식이 다르다. 서양은 상식 보다 법을 우선시 한다. 반면 동양은 법 보다는 상식이 먼저다. 외국계 게임업체들, 특히  미국의 경우 사소한 문제도 법으로 해결하려든다.

 

블리자드가 국내 e스포츠업계와 마칠을 빚은 것도 그들의 법 우선 정책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e스포츠계는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을 놓고 1년여 동안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결국 블리자드는 1년 만에 손을 들었다. 법 보다는 상식이 중요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여기에는 팬들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블리자드에 실망한 한국 팬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이것이 동양의 정서고 힘이다.


CJ와 넥슨도 ‘서든어택’의 재계약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다 막판에 대타협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서든어택’ 팬들의 무서운 힘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CJ와 넥슨이 첨예하게 대립하자 ‘서든어택’의 이용자가 크게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양측은 ‘이대로 가다가는 안 되겠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게 됐고 서로 한 발씩 물러서 윈윈하는 방안을 찾게됐다.


웹젠과 레드5의 분쟁도 법 보다는 상식을 앞 세우는 선에서  해결돼야 한다고 본다. 건전한 상식이 통할 때 서로가 잘 될 수 있다. 법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결과는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형태가 된다. 반대로 패자는 모든 것을 잃는다. 그렇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를 이기려 드는 것이다. 게임계는 앞으로 수많은 분쟁과 법적 대립이 예상된다. 그 때마다 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약한 기업, 상식적인 기업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가진 자가 더 고개를 숙이고, 상식을 중요시 한다면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상대적으로 경쟁산업 보다 더 나은 풍토를 지닌 성숙된 산업으로 더 빨리 자리매김할 수 있지 않겠나 싶다. 법보다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와 산업을 만들어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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