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장르의 새 지평 열 가능성

 

강원도 평창이 3수만에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됐다. 전 국민이 이를 크게 환영하고 있는 가운데 게임업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 시기적으로 7년이나 남아 있고 동계 스포츠 종목의 경우 이렇다 할 히트 작품이 없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글로벌 게임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7년 후에 동계올림픽으로 인해 새로운 ‘다크호스’로 부상하는 게임이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축구와 야구, 농구 등의 게임에 이어 동계 스포츠 종목에서도 히트작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되는 순간,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전국민들은 뜨거운 환호성을 울렸다. 강원도민들도 10년 숙원사업이 해결되는 감동적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개최되기 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 관계로 산업계의 반응은 그리 뜨겁지 않은 편이었다. 게임계도 마찬가지 였다.

 

일부 업체들이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축하 이벤트를 실시하는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MMOGPG와 FPS 등 특정 장르에 치중돼 있는 게임시장이  7년 이후에 어떻게 달라질 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폭력성과 사행성ㆍ선정성에 대한 경계심이 강화되면서 오히려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게임들이 큰 인기를 끌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능성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국내에서 개최되는 동계올림픽에 맞춰 다양한 기능성 게임들이 선보일 가능성도 높다.


뿐만 아니라 동계올림픽 종목을 게임화 할 경우 짭짤한 마케팅 효과도 거둘 수 있어 이를 노린 작품 개발이 러시를 이룰 가능성도 있다. 월드컵의 경우 축구게임 개발붐을 몰고 오기도 했기 때문이다.

 

# 스포츠ㆍ게임 찰떡 궁합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확정 이후 경제연구기관들에서는 이에 대한 경제효과 분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에 현대경제연구원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의 직간접적 경제적 효과를 65조원으로 추정한 바 있다.


각종 업계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한 연계 방안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올림픽이 유치되는 강원도 지역과 연계한 마케팅은 물론 각종 지원사업과, 홍보 등으로 아이템을 구상하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현재까지 이와 관련한 연계방안은 드문 상황이다. 그러나 각종 스포츠 연계효과는 게임업계에서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게임업계에서도 각종 스포츠대회를 겨냥한 연계마케팅의 필요성은 높게 요구되는 편이다. 스포츠가 넓은 의미에서의 게임의 영역으로 묶이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특히 장르 분포에 있어서 비교적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스포츠 게임의 경우 각종 스포츠대회와의 연관성은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지난해 남아공월드컵 개최 이후 불어 닥친 네오위즈게임즈의 ‘피파온라인’ 상승효과다.


‘피파온라인’은 월드컵 개최 직전까지만 해도 스포츠게임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플레이되던 작품이었다. 그런데 월드컵이 개최되자 평소 2배 이상의 유저가 몰리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에 네오위즈는 월드컵 개최전부터 모델로 기용한 축구선수 이청용을 활용한 마케팅과 남아공 월드컵 메인 스폰서인 현대자동차와의 연계 등으로 월드컵에서 얻은 인기를 지속하는데 활용했다. 그 결과 ‘피파온라인’은 동시접속자 최대 22만명을 기록하는 등 ‘국민 축구게임’으로 자리 잡는 데 성공했다.


이는 스포츠대회와의 연계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피파온라인’의 경우 월드컵 대회와 게임이 축구라는 최대의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에 직접적이고도 가시적인 영향을 얻는데 수월했던 이점이 있다.

 

그러나 마케팅 업계 관계자들은 스포츠대회 연계가 굳이 이처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충분히 활용가치가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남아공월드컵 메인스폰서로 약 1억 달러(약 11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지출했다. 그러나 경기장 광고판 홍보로만 8조6000억원의 마케팅 효과를 봤고 TV 광고와 각종 거리응원 후원 등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 상승효과까지 약 20조원에 달하는 광고 효과를 올린 것으로 자체 집계했다.

 

이같은 스포츠 마케팅은 대부분 불특정 다수의 글로벌 소비자를 대상으로 브랜드나 기업 인지도 상승효과를 겨냥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굳이 스포츠와 연관성이 적은 산업도 전세계적인 마케팅을 노리고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한다.


게임업계의 경우 규모면에서 이처럼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되는 스포츠 마케팅과는 현실적으로 멀다. 하지만 산업 초기서부터 해외시장 수출이 활발하게 진행해온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활발한 스포츠마케팅의 전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글로벌 게임업체인 소니, 일렉트로닉아츠(EA), 닌텐도 등은 스포츠 마케팅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마케팅업계 한 관계자는 “스포츠마케팅은 굳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드는 메인 스폰서 선정 말고도 연계 방법이 다양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 마케팅에 절호의 찬스


게임업계에서 스포츠마케팅을 활용한 가장 직접적인 방법으로는 스포츠스타의 모델 기용이 있다. 업계에서도 최근 각종 야구게임이 인기를 얻자 양준혁, 이대호, 홍성흔 등 전ㆍ현직 야구선수를 모델로 기용하는 현상이 주를 이뤘다.


마케팅업계 관계자들은 이처럼 게임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스포츠 종목의 스타들 뿐만 아니라 게임친화적인 인재를 발굴,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평소 게임을 자주 즐기는 스타를 기용, 스포츠대회 시즌에 활용한다면 적절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세계적인 수영선수로 발돋움한 박태환을 비롯해 지난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깜짝 인기를 얻었던 유도선수 왕기춘, 베드민턴 선수 이용대 등은 각각 ‘스페셜포스’ ‘서든어택’ ‘스타크래프트’ 등의 게임을 즐겨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게임친화적인 스포츠 선수들을 올림픽 시즌 등에 모델로 활용하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스포츠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임업체로 꼽히는 EA의 경우 스포츠스타나 리그 후원은 물론 각종 사회인리그나 유소년스포츠 클럽 후원을 꾸준히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EA코리아는 지난 3월 ‘제1회 EA컵 전국 사회인 야구대회’를 개최한 것을 비롯해 청각장애우야구단, 농구캠프 등을 후원한 바 있다. 이같은 활동은 업체에 대한 이미지와 함께 자사 브랜드와 게임을 홍보할 수 있어 좋은 방법으로 꼽힌다.


# 인식 전환이 우선


마케팅업계에서는 우리나라가 다음 달 개최되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오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등 굵직굵직한 스포츠대회를 유치하면서 최고의 기회를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스포츠와의 연관성이 높은 게임의 경우 이같은 대회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먼저 게임업계의 마케팅에 대한 인식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야구단을 창단해 스포츠마케팅의 전기를 마련한 것이 불과 최근이다”며 “아직까지는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요원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게임업계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되자 몇몇 업체가 이와 관련한 ‘반짝’ 마케팅을 선보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이스트소프트 등이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모든 게임에 ‘평창 동계 올림픽 축하 이벤트’를 펼친바 있다. 이번 이벤트는 ‘미르의전설’ 시리즈와 ‘창천 온라인’ ‘젬파이터’ ‘타르타로스 온라인’ ‘천검영웅전’ ‘아발론 온라인’ 등의 유저들에게 ▲경험치 상승 ▲아이템 획득률 상승 ▲무료 선물 꾸러미 지급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스트소프트의 경우 ‘카발온라인’내 보드복 코스튬 아이템을 모든 유저에게 무료 증정하는 행사를 실시했다. ‘카발온라인’ 계정이 있는 유저 모두를 대상으로 2만2000원 상당의 아이템인 ‘윈터피버’를 0원에 구매해 3일간 이용하도록 했다.


게임업계에서 선보인 평창 연계 마케팅은 이번 개최 유치 확정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게임 내 아이템 이벤트를 증정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했다. 이 때문에 동계올림픽과는 다소 무관한 일회성 이벤트를 실시하는 수준으로 진행됐다.

 

[더게임스 김윤겸 기자 gemi@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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