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오래간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 미래기획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주최한 한 토론회’에 참석해 게임산업의 미래를 이야기하며  소회를 피력했다.


게임 1세대로 ‘리니지’와 ‘아이온’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국내 최고의 게임업체로 키워낸 그가 걱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는 이날 게임산업과 만화 산업을 비교하며 설명했다. 주지하다시피 만화시장은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한때 초토화됐다. 만화책에 비닐커버가 씌었졌고 까다로운 심의절차로 몸살을 앓았다. 이후 만화 산업은 일어나지 못했다.

 

몇몇 인기작가에 의해 연명하고 있으나 예전의 모습과는 비교될 만큼 초라한 모습이다. 그나마 신세대 작가들이 나름 움직이고 있는게 위안으로 삼을 뿐이다.
 김 대표는 대외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스타일이 아니다. 앞에 나서기 보다는 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소신을 실천해 나가는 그런 사람이다.

 

그런 그가 왜 갑자기 공개석상에 나와 게임산업과 현실에 대한 우려의 반응을 나타냈을까. 이는 게임계 안팎의 상황이 그만큼 절박해졌음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걱정하는 것은 게임산업 하나만이 아니다. 과거 만화와 애니메이션산업이 몰락하면서 국내 콘텐츠 산업은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 이러한 위기 속에 돌파구를 마련해 준 것이 다름 아닌 게임산업으로 그는 보고 있다.


게임산업은 만화나 애니메이션업계에서 받아주지 못한 인재들을 끌어안았다. 게임 캐릭터 그래픽과 3D 기술, 음악과 서버운영기술, 그리고 컴퓨터 프로그래밍기술까지 게임에는 최고의 예술성과 최고의 기술들이 필요하다. 여기에 창의성도 큰 역할을 한다.


게임은 그야말로 종합예술이자 종합기술의 결정체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게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편견을 갖고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김 대표는 보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소명을 가지고 끝까지 살아남아야 한다는 각오를 피력하기도 했다. 게임계가 무너지면 게임산업과 유관된 콘텐츠업계가 함께 몰락할 것이란 게 그의 판단이다. 김 대표는 또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 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정 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곽 승준 미래기획위원장 등 정권의 핵심 인물들이 함께했다. 그들이 게임 1세대인 김 택진 대표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를 기울이며 공감을 표시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날 김 대표의 언급을 통해 게임에 대한 사시적인 시각만이라도 거둬갔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그래야 산업으로써 응당한 예우를 해 줄테니 말이다. 김 대표는 어쩜 그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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