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견 게임 개발사인 초이락게임즈가 ‘베르카닉스’ 개발 인력 100여명을 해고했다. 하루아침에 해고를 당한 직원들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라고 말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올초 두 번의 비공개 테스트를 마치며 연내 정식 서비스를 목전이 둔 작품이기에 이 같은 사태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일부에서는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중견 업체가 오죽하면 이와 같은 결단을 내렸겠느냐”며 동정어린 시선을 전한다. 하지만 해고 과정에서 초이락은 도의적인 문제점들을 남겼다. 해고 전날까지도 당사자에게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는 것이다. 해고에 따른 대비가 전혀 없었던 100여명의 개발자들은 졸지에 실업자가 된 셈이다.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게임 업계에서 이같은 상황들이 비일비재하다. 올초 회사의 흥망을 건 작품을 론칭하고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선 H사는 그 결과물이 여의치 않자 신혼여행을 막 마치고 돌아온 PD를 전혀 다른 직책으로 보직 변경시켰다. 실은 명목상 보직 변경일 뿐 회사를 나가라는 소리와 다를 바 없었다.


게임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 맨파워가 중요한 업종이다. 똑같은 투자비로도 어떤 사람이 개발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의 차이가 크다. 하지만 이번 초이락게임즈의 대량 해고 사태를 비롯해 업계에서 인력 이동이 잦은 것으로 미뤄 짐작할 때 인적 자원을 다루는 게임 업계의 미숙한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분명 기업은 이윤 추구가 1차 목적이다. 하지만 맹목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불변의 진리다. 초이락게임즈는 이번에 해고한 100여명의 직원들에게 당일 해고 사실을 알렸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에 따라 한달분 급여를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초이락게임즈가 이번 사태로 인해 떠안아야할 손실은 100여명의 직원들에게 지급해야할 한달 급여가 아니라 치명적인 회사 이미지가 아닐까. 당장 내일아침에 해고될 지도 모르는 회사에 입사하고 싶어할 인재가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어느 때 보다 작품을 성공시키기 어려워지고 있는 현재, 고급 인력이 충원되지 않는 개발사에서 좋은 작품이 나올 리 만무하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양적 성장 보다 먼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질적 성장에 대해 깊이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더게임스 박기락 기자 kirocker@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