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가 새롭게 설립하는 민간심의기구로 게임 사전등급분류 업무의 일부를 이관하는 게임법 개정안을 6월 임시국회에서 발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게임물등급위원회가 맡고 있는 게임의 사전등급분류 업무 가운데 전체이용가를 포함한 청소년 게임의 사전등급분류 업무 일부를 민간에 이양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게임위는 청소년이용불가 게임 사전심의와 사후관리 업무만을 담당하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아케이드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는 민간 심의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보도하였다.


지금까지 관에 의한 강제 사전 등급 분류 제도가 어느 정도 민간에 이양된다는 것은 게임업계로서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지금까지 게임 개발의 창작 활동에 사전 등급분류는 나쁜 영향을 끼쳐왔다.

 

게임위는 청소년이용불가 게임만 심의하고 사행성 게임 등에 관리를 집중하는 것은 누가 보아도 올바른 정책 방향이다. 하지만 유독 아케이드 게임은 청소년게임까지 게임위에서 그대로 심의를 한다고 한다. 도대체 왜 아케이드 게임은 청소년 게임의 민간 이양을 안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아케이드 게임은 건전한 청소년 게임이라도 청소년이용불가 게임만을 심의하는 조직에서 심의가 진행된다. 게임이라면 대부분 가지고 있는 우연성도 아케이드 게임은 항상 색안경을 끼고 보는 조직에서 심의를 받아야 되는 것이다. 모든 아케이드 게임은 청소년이용불가 게임, 사행성게임과 동일한 대우를 받으며 심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되는 것이다.


사실 현재의 아케이드 게임에 대한 심의 형태를 보면 충분히 예상되었던 일이다. 지금도 아케이드 게임에 대한 심의는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아케이드 게임에 네트워크가 붙으면 특별 심의 대상이고 심의도 몇 개월씩 소요된다.

 

온라인 게임처럼 의상, 액세서리 등 아이템이 있는 아케이드 게임은 심의를 통과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 게이머의 아이디라도 게임기에 등록하려고 하면 심의 절차가 너무 어렵다. 아케이드 게임에게만 해당되는 규제는 너무 많아 본 지면에서 새삼 언급할 수도 없다.


현재 정책 입안자들은 건전한 가족 문화를 만드는 아케이드 게임 사례 등은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음식점, 쇼핑몰 등 가족과 같이 있는 장소에서 즐기는 게임 문화를 만들자는 것은 아예 귀를 막고 듣지도 않는다. 법적으로 그러한 건전한 게임의 설치장소는 제한된다. 건전 게임의 설자리를 만들어 줄 의사가 전혀 없어 보인다. 정부의 정책이 이 정도가 되면 아케이드 게임에 대해 진지하게 존폐 여부를 고민해야할 것 같다.

 
하지만 외국의 상황은 다르다. 아케이드 게임이 비록 많이 축소되었다고는 하나 세계 게임시장의 30~40%를 여전히 차지하고 있다. 또한 최근 아케이드 게임의 트렌드는 융복합으로 바뀌고 있다.

 

온라인게임과 아케이드 게임을 분류하기 힘든 상황이다. N스크린 시대를 맞아 각종 플랫폼에서 유기적으로 연동되어 게임이 진행된다. 이제 네트워크 연동이 안되는 신작 게임은 찾기도 힘들 정도이다. 아케이드 게임은 여전히 진화되고 영향력이 큰 분야인 것이다. 또한 최근 키즈게임, 가족형 게임도 여전히 강세이다.


하지만 우리는 기술적으로 강제하기도 힘든 플랫폼을 기준으로 규제 정책을 구사하려고 한다. 법률적으로도 플랫폼별 다른 규제가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정말 옛날 발상이다. 지금 온라인 게임, 아케이드 게임의 융합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 공부도 하지 않는 정책 입안자들인 것 같다. 시대에 뒤져도 한참 뒤진 분들이 게임정책을 만든다는 생각이다.


시대는 바뀌었고 바다이야기는 이제 과거 이야기이다. 모든 아케이드 게임이 사행성 게임은 아니다. 청소년이용불가 게임은 더욱 강하게 사행성 등을 감시하면 된다. 하지만 건전한 청소년 아케이드 게임까지 같은 잣대로 규제하면 안 되는 것이다. 게임은 진화되고 있고 융복합이 진행되고 있다. 융복합시대에 우리나라 게임은 오프라인 영역만 발을 묶으라는 것이다. 정책 입안자들이 제발 눈을 뜨고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기를 바란다.

 

[김영국 디게이트 사장 ykkim@xensof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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