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팽귄’‘슬라이스잇’ 미ㆍ영 유료앱 순위 ‘선두’…‘브랜드’가치 ‘껑충’ㆍ트랜드 주도 ‘명성’

 

글로벌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 국산 모바일 업체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특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게임빌과 컴투스의 작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게임빌이 애플 앱스토어 서비스를 시작한 ‘에어펭귄’은 앵그리버드를 제치고 미국 유료게임 전체 순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같이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는 국산 모바일 게임의 인기 요인과 향후 전망을 분석해 봤다.

 

스마트폰 혁명은 국산 모바일 게임이 해외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할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미 스마트폰 사용자가 1000만명을 넘어섰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판매량이 5억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또 과거 피처폰 게임을 해외에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로컬 통신사의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만 했지만 스마트 디바이스의 등장으로 애플의 앱스토어나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서비스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면서 본격적으로 국산 모바일 게임의 공습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은 놀라운 범용성으로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잠식함과 동시에 거대 콘텐츠 유통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앞으로 누가 시장 선점을 하는가에 따라 모바일 게임 시장의 구도가 크게 달라질 전망에서 국내 모바일 업체들이 주도권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 에어팽귄, 앵그리버드 제쳐


현재 우리나라를 대표해 해외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로 게임빌과 컴투스를 꼽을 수 있다. 두 업체는 지난 2008년 말 애플이 최초 개발자들을 위한 콘텐츠 유통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는 앱스토어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부터 이 시장을 눈여겨 왔다.

 

특히 게임빌은 전 시리즈가 유료RPG 장르에서 1위를 차지한‘제노니아’시리즈를 필두로 ‘베이스볼슈퍼스타즈’, ‘에어펭귄’등의 작품을 꾸준히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최근 출시한 ‘에어펭귄’의 경우 미국을 비롯한 세계 20여 개국에서 유료게임 전체순위 1위를 기록하며 게임빌이 앱스토어 진출 2년 만에 전체 다운로드 1100만 건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작성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컴투스의 성적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대상 최우수상에 빛나는 ‘슬라이스잇’은 출시 이후 일본, 영국, 독일 등 31개 글로벌 오픈마켓에서 유료 앱 순위 1위를 기록하며 최근까지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또 성적뿐만 아니라 작품성도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최근 구글이 선정한 베스트 앱 부문에서 ‘슬라이스잇’과 ‘홈런배틀3D’가 선정됐다. 함께 선정된 작품들 중에는 ‘앵그리버드’와 같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작품들이 즐비했지만 두 개의 작품을 올린 업체는 컴투스가 유일했다.


# 철저한 현지화로 경쟁력 우위


이처럼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낸 국산 스마트 디바스용 게임은 대부분 기기의 범용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모바일의 특성을 잘 살린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갖는다.

 

특히 급변하는 국내 모바일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터치 UI와 네트워크 등 스마트 디바이스 환경을 미리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다는 것.


또 해외 시장에서 각 권역별로 맞춤 콘텐츠를 내세운 마케팅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테면 RPG를 선호하는 일본 유저와 캐주얼 게임을 선호하는 미국 유저들의 성향에 맞춘 작품을 앞세워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컴투스가 일본 오픈마켓에 출시한 RPG ‘퀀스크라운’과 ‘이노티아3’는 연이어 유료 게임 앱 1위를 달성하며 현지 RPG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또 ‘슬라이스잇’과 ‘홈런배틀3D'와 같은 게임은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장르를 선호하는 현지 유저들의 호응에 힘입어 좋은 성적을 거뒀다.


따라서 앞으로 일본 시장을 향한 국내 모바일 게임업체들의 러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컴투스와 게임빌을 제외한 중소 업체들의 피처폰 게임 중 주를 이루고 있는 장르가 RPG다. 국내 모바일 게임 순위를 살펴봤을 때 컴투스와 게임빌의 RPG보다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중소 업체들의 RPG가 많은 점과, 해외에서 선전한 컴투스. 게임빌의 RPG 대부분이 피처폰으로 출시된 작품의 스마트폰 컨버팅 버전임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 중소업체 진출도 봇물 이룰 듯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게임빌과 컴투스의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두 업체가 지난달 발표한 1분기 실적에서 매출은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전체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스마트폰 게임의 매출과 해외 시장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대폭 늘어난 것. 전문가들은 두 업체가 스마트 디바이스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확충 등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일본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중소 모바일 업체들의 성적은 얼마나 농밀한 현지화 작업을 거쳤는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게임빌과 컴투스 모두 기존 피처폰 게임을 스마트폰 버전으로 컨버팅한 작품을 글로벌 오픈마켓에 출시했지만 철저한 현지화 과정을 거친 후 진행된 사항이다. 특히 일본과 미국 등 주요 국가에 지사를 설립해 현지 사정에 밝다는 점이 두 업체의 성공 요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은 중소 모바일 업체들은 컨버팅은 고사하고 번역조차 제대로 이뤄지기 힘든 형편이다.


하지만 오는 10월부터 법 개정으로 국내 오픈마켓이 활성화되고 내수 시장의 기틀이 마련되면 상황이 나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실 스마트폰이 급격하게 보급되면서 피처폰 인구가 빠져나갔지만 이를 상쇄해줄 스마트폰 콘텐츠 유통이 가로막힌 탓에 중소 모바일 업체들이 고사위기에 처해 있었다. 따라서 내수 시장의 기틀이 마련되면 꺼져가던 해외 시장 경쟁력도 다소 살아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1분기 온라인 게임 업체들이 발표한 실적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모바일 업체도 해외 시장에서의 실적이 전체 매출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차세대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개발 초기 단계부터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게임스 박기락 기자 kirocker@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