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관련 단체장의 장기 공석 사태로 총체적 위기에 빠져있던 게임계가 수습국면에 들어가고 있다. 업계의 구심체인 게임산업협회가 지난 20일 총회를 열어 신임 최관호 회장 체제를 공식 출범시켰다.앞서 지난 12일엔 한국e스포츠협회(KeSPA)가 신임 김준호 회장을 선임했다. 두 단체는 업계를 대표하는 단체란 점에서 어려운 시기에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기대를 걸게 한다.


우여곡절 끝에 신임 회장을 찾아냈지만,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기대' 보다는 '걱정'이 앞서는게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두 단체는 구조적인 문제가 산적해 있다. 협회가 정상 궤도에 진입하려면 넘어야할 산이 많다. 최 회장만 해도 순수한 업계 인물이 아니라는 핸디캡과 회장으로서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하기엔 사분오열된 업계 여론을 모으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않을 것이다.

 

김 회장 역시 자신의 의지보단 자리가 만들어준 '당연직 회장'에 가깝다. 재임기간 동안 얼마나 의지를 갖고 협회를 바로 세워 e스포츠 발전을 꾀할 지 의문이다. KT, 삼성, SKT 등 주요 이사사간의 해묵은 갈등은 그가 반드시 풀어야할 숙제다. 협회의 헤게모니 싸움도 김 회장이 어떤식으로든 해결을 하든 개선을 해야할 과제다.


'협회가 바로서야 해당 산업이 발전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관련 업계가 협회를 중심으로 강한 응집력을 내야 업계 공통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쉽다.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법적, 제도적 문제를 개선할 논리 발굴과 대안을 찾는데도 유리하다. 전임 협회장중 그 누구도 '강한협회' '일하는 협회'를 만들 지 못했던게 저간의 사정이다. 잇단 정부 규제와 사회적 편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게임이 사실상 '유해산업' '사행업종' 취급을 받는 것을 눈뜨고 지켜봐야 했던 것도 협회가 돌아가는 것을 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다행히 이번에 새 협회를 맡은 두 회장은 협회 재건에 의욕적이다. 그러나 강한 협회는 결코 회장 혼자만의 의지로는 안될 일이다. 회장에 대한 회원사의 전폭적인 지지와 각 회원사들이 업계와 산업을 먼저 생각하는 '희생정신'이 반드시 수반돼야한다. 무엇보다도 강한협회를 만들기 위해선 모든 회원사의 적극적인 참여 정신이 필수불가결하다. 과거처럼 몇몇 메이저 회원사 중심으로 협회를 운영해선 진전이 없다. 보다 강한 협회, 응집력있는 협회는 회장과 회원사가 함께 만들어 가야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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