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천자문 한자배틀 아케이드 게임을 이마트와 홈플러스에 입점시키고 다양한 유저들의 반응을 대하다 보면 역시 게임에 대한 어른들의 인식을 느낄 수 있다.
지난주 홈플러스 서울 목동지점에 디게이트의 마법천자문 한자배틀 게임이 입점했다.

 

많은 어린이들이 게임을 하고 싶어 줄을 서는 모습을 지켜보는 과정에 어떤 초등학생 저학년 어머니가 홈플러스 담당자에게 하는 말에 귀 기울일 수 밖에 없었다. 그 아주머니는 한자마법으로 적을 공격하는 것이 너무 폭력적이고 이런 폭력적인 게임을 이런 곳에 설치하면 문제가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분의 문제제기를 곰곰이 생각해보면서 문득 어린 시절 마징가제트가 폭력적인 장면이 너무 많아서 어머니 단체에서 TV상영 중단을 방송국에 요청했던 사실이 기억이 났다. 비디오게임을 지금같이 접하기 힘든 시절에 마징가제트는 남자 어린이들이 즐길 거리 중 몇 안되는 TV프로였다.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열린 TEDx에서 ‘알리 카 쉘먼’은 여자어린이 100명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내용인즉슨 어린이들이 성장 중 일어나는 문제들을 100명의 여자 어린이당 남자어린이가 몇 명인가를 샘해 보는 조사였다.

 

결론은 아주 놀라웠는데, 3-15살 어린이들 중 정학당한 학생의 비율이 여학생 100명당 남학생 350명이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여학생 100명당 퇴학당한 남학생 335명, 학습장애를 가진 남학생 276명, 정서장애를 가진 남학생 324명, 주의력 결핍 남학생 400명 등의 통계가 나왔다. 정말 놀라운 결과다.


이 조사를 한 알리 카 쉘먼은 이러한 요인을 몇 가지 들었는데 그 중 핵심은 남자 어린이들과 여자 어린이들은 기질과 행동 방식이 다른데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여성상을 롤 모델로 교육을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초등학교 선생님의 비율 중 90%이상이 여자 선생님이라는 현실을 이야기했다. 대부분의 여자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활동적인 것 보다는 앉아서 글 읽기를 원하고, 남자 어린이들의 본성을 폭력성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교육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많은 남자학생들은 위의 결과에서 보듯이 여자 학생보다 아주 많은 비율로 교육과정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었다. 유치원에서 장난감 총을 없애는 것이 남자 어린이들의 폭력성을 없애는 것일까? 마징가제트 보다는 들장미 소녀 캔디를 보며 자란 남자 어린이들은 폭력적이지 않고 사회에 더욱 잘 적응하고 살 것인가?


다시 마법천자문 한자배틀 게임을 설치한 곳에서 접할 수 있는 어머니들의 반응 한 가지를 예로 들어 보겠다. 이마트 은평점에서 있었던 일이다. 초등학교 2학년쯤 되어 보이는 어린이와 엄마가 같이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엄마는 아들이 게임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같이 버튼을 눌러 주고 있었고, 마지막 보스 이겼을 때는 서로 손벽을 치면서 신 나 했다. 게임이 끝난 후에 어린이가 더 하자고 조르는 것을 엄마도 재미있으니까 다음에 와서 또 같이 하자고 타이르면서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


이 장면에서 필자는 지금 게임계의 문제인 폭력성과 과몰입이 한 순간에 해소되는 것을 보았다. 요즘 어머니들은 아이들이 폭력적이고 성적 향상이 잘 안 되는 이유를 비디오 게임으로 많이 돌린다. 마치 필자의 어머니 세대가 마징가제트를 공공의 적으로 생각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쯤에서 결론을 지어보자면, 남자 어린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드러나는 그들의 특성을 이해해 주고 억압하지 않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렇다고 너무 폭력적인 장면이 나오는 성인영화를 어린이들에게 보여줘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폭력적인 사람이 되는 것은 로봇이 싸우는 장면을 많이 봐서가 아니라 감정을 억압하는 교육이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


다행히 필자의 어머니는 마징가제트를 마음껏 보게 해 주었고, 그 또래에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를 크게 억압하지 않고, 옳고 그름을 설명해 주면서 만화영화와 소설을 보여 주었다. 그 덕에 필자는 폭력성이 아닌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창의력을 얻게 된 것 같다.

 

[김영국 디게이트 사장 ykkim@xensof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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