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시장은 종종 자동차 시장에 비교된다. 선진국의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유달리 한국시장에선 국산차에 밀려 맥을 추지 못했던 것과 세계 게임강국의 블록버스터 대작 게임이 잇달아 국내 시장에선 흥행 참패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긴 일이 맞닿아있다. 최근엔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대약진하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것과 외국산 대작 온라인게임들이 속속 한국 시장에 진출하며 점차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는 시대적 상황이 매우 흡사하다.


게임 업계에 물밀듯이 밀려오는 외국게임 ‘경계령’이 발동됐다. 외국 온라인 게임은 10여년 전부터 간헐적으로 수입, 서비스돼왔지만 ‘WOW’를 비롯한 극소수를 제외하곤 발 붙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엔 일단 그 수가 급증하고 있는데다가 퀄리티면에서 종전과는 차원이 다른 작품들이어서 관련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한국 게임이 세계 만방을 누비며 ‘게임한류(韓流)’ 열풍을 몰고 오는 마당에 외국 게임 유입이 늘어나는 것을 굳이 사시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 모든 시장이 다 그렇듯, 수요가 있는 곳에 반드시 공급이 따르게 마련이다.

 

대한민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온라인 게임 시장이다. 외국 게임의 등장이 더욱 늘어날 것이 자명한 일이다. 국내 개발 비용이 눈덩어처럼 불어나면서 차라리 외국에서 검증된 게임을 수입, 서비스하는게 비용 대비 효과가 높다고 판단하는 퍼블리셔가 늘어났기에 더욱 그렇다.


상황이 이런데도 업계의 대응은 안일하기 짝이 없다. 시장은 시시각각 바뀌고 있는데 인식은 3∼4년전 수준이다. “외국 게임은 한국에서 안된다”는 편견이 너무 강하다. 분명 과거와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한국 시장을 노크하는 외국 업체는 물론 수입업자인 국내 업체들이 시행착오 끝에 이젠 어떻게 해야 성공할 지 그 해답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한국유저들의 입맛에 맞춘 콘텐츠로 중무장하고 있으며, 운영과 사후관리의 중요성을 잘 인지하고 있다. 외국 게임 ‘경계경보’가 ‘공습경보’로 격상되기 전에 국내 업체들이 정신 바짝 차려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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