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더게임스 창간 이후 시장에서는 매년 수십편의 온라인게임이 쏟아져 나왔다. 이중에서는 대박을 치며 국내는 물론 세계에 이름을 알린 작품도 많았지만 소리 없이 사라진 작품도 부지기수다.

 

그동안 등장한 작품들은 성공과 실패를 통해 우리 산업에 큰 교훈을 주며 온라인게임 강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음으로 양으로 많은 기여를 해 왔다고 할 수 있다. 7년 동안 어떤 작품들이 혜성처럼 등장해 흥행을 기록했으며 어떤 작품이 화려하게 등장했다 소리 없이 사라져 갔는가를 되짚어 본다.

 

지난 7년 동안 MMORPG 부문에서 가장 눈부신 성과를 올린 작품을 꼽으라면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지난 2008년 공개서비스에 나선 이후 현재까지 PC방 점유율 1위 자리를 단 한 차례도 내준 적이 없는 게임이다.

 

특히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이라 여겨지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철옹성을 가볍게 무너뜨리며 한국 개발자들의 자존심을 살려준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인기비결은 하이 퀄리티의 그래픽과 다양한 게임 콘텐츠, 유저의 취향대로 자유자재로 꾸밀 수 있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시스템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지난해 진행된 2.0버전인 ‘용계진격’과 올초 선보인 2.5버전 ‘주신의부름’ 등 꾸준한 대규모 업데이트로 진화를 거듭하며, MMORPG 유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 외에도 ‘열혈강호온라인’, ‘카발온라인’, ‘실크로드온라인’ 등의 MMORPG가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캐주얼 FPS 장르에서는 드래곤플라이의 ‘스페셜포스’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작품은 한국 유저들은 FPS 장르를 기피한다는 속설을 보기 좋게 깨뜨렸다. 지난 2004년 등장한 이 작품은 유저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 냈으며 현재까지 게임 인기 순위에서 상위를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무작위로 편성된 인간 진영과 언데드 진영 간에 쫓고 쫓기는 양상을 그린 ‘호러모드’가 추가돼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작품의 후광을 얻어 등장한 것이 ‘서든어택’으로 FPS의 쌍두마차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올 초 NHN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등장한 ‘테라’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작품은 대작에 목말라 있던 NHN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공개서비스 이후 순식간에 ‘서든어택’을 밀어내고 2위에 오르더니 2주 후 이뤄진 상용화에도 인기가 식지 않으며 ‘아이온’ ‘서든어택’과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 FPS 장르로 ‘서든어택’이 왕좌에 앉아 있다면, 중국엔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가 그 자리를 꿰차고 있다. ‘크로스파이어’는 국내에선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중국에선 지난 1월 동시접속자수 230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런 성과의 배경엔 중국 현지에 맞는 다양한 게임 콘텐츠 구현과 서비스가 있었다.


국내외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도 있다. 횡스크롤 액션 RPG ‘던전앤파이터’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05년부터 공개서비스가 시작된 이 작품은 2D 그래픽 기반의 박진감 넘치는 화려한 액션으로 게이머들을 자극했다. 여기에 과거 게임센터에서 맛 볼 수 있었던 재미를 온라인에 담아내며 게이머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전 세계적으로 2억 명이 넘는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2009년 6월엔 국내 온라인게임 최초로 한중일 동시접속자수 200만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MMORPG나 FPS 장르 외에도 온라인게임 유저층이 다양해 지면서 음악에 맞춰 손이나 발 등의 몸을 사용해 조작하는 리듬액션 게임도 인기를 끌었다. 그 중 가장 돋보이는 작품은 T3엔터테인먼트의 ‘오디션’이다. 지난 2005년 출시돼 온라인게임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리듬액션 장르의 붐을 몰고 온 작품이다. ‘오디션’ 등장 이후 다수의 리듬액션 작품이 출시됐지만 ‘오디션’만큼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 없어, 아직도 지존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스포츠 게임에선 카툰풍의 익살스런 그래픽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길거리 농구 게임 ‘프리스타일’이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또한 ‘프리스타일’의 재미 요소를 더 강화한 ‘프리스타일2’는 이달 말 2차 공개테스트를 거쳐 상반기 공개서비스가 예정돼 있어 그 명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엔 ‘프리스타일’의 풋살 버전인 ‘프리스타일풋볼’이 출시돼 신작으론 드물게 게이머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한편 지난 7년간 큰 기대를 안고 출발했지만 초라한 성적을 거두거나 아예 자취를 감춘 작품도 적지 않았다. 지난 2006년 초 온라인게임 시장엔 빅3로 불리는 MMORPG가 게이머들의 관심 속에 대격돌을 펼쳤다. 그 빅3는 ‘그라나도에스파다’, ‘제라’, ‘썬온라인’ 등 3인방으로 당시로서는 거액이라 할 수 있는 100억원대의 개발비가 투입돼 출시 전부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막상 뚜겅이 열리자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이들 작품이 출시될 당시 국내엔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MMORPG 시장을 휩쓸고 있었다. 업계는 3인방을 필두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아성을 무너뜨리길 기대했지만 결과는 실패로 끝났다. 결국 ‘제라’는 지난 2009년 1월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그라나도에스파다’와 ‘썬온라인’은 해외에서의 성과와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다.


 한편 지난 해 5월엔 ‘에이지오브코난’ ‘주선온라인’ ‘패온라인’ 3개 작품이 크게 주목받으며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공교롭게 3개 작품 모두 공개서비스 일자가 같아 더 관심을 끌었다. 외산 작품인 ‘에이지오브코난’과 ‘주선온라인’을 제외하고 ‘패온라인’의 경우 기술적인 문제를 드러내며 오픈 10일을 넘기지 못하고 리뉴얼을 이유로 서비스가 중단되는 아픔을 겪었다.


 지난 2005년 서비스를 시작한 ‘아크로드’ 역시 100억 원의 개발비가 투입된 대작으로 방대한 시나리오와 절대강자에 오르는 과정을 담은 어드벤처 시스템을 도입해 기대감을 높였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더게임스 김준완기자 junwan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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