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서울 신림동의 한 PC방. 새벽 3시가 조금 넘은 늦은 시각임에도 이곳에는 손님들로 가득 차 빈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이들의 3분의 2 가량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즐기고 있었으며 그 가운데에서도 ‘테라’와 ‘아이온’으로 양분된 모습을 보였다.


이곳 PC방 업주는 “방학을 맞은 지난해 말부터 손님이 많아졌는데 특히 지난달부터는 심야시간대에서 크게 늘었다”며 “‘테라’ 덕을 보고 있긴 하다”고 말했다. 또 장시간 게임을 즐기는 MMORPG의 특성상 ‘테라’ 효과는 매출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같은 상황은 게임 콘텐츠가 시장 확대 현상을 불러 온다는 예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테라’가 공개 서비스를 개시한지 한 달 여가 지난 요즘, 게임업계는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유저 뺏기’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당초의 우려와는 달리 위의 사례를 보듯 유저 층이 확대되는 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상당수 업체들이 올해 여러 기대작들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게임 공급과 수요자가 동반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수요자 확대는 업계로서는 물론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과몰입과 같은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최근 게임 수요가 증가한 현상에 맞춰 KBS ‘추적60분’과 케이블채널 tvN ‘백지연의 끝장토론’ 등 각종 방송 시사 프로그램에서는 과몰입과 관련한 기획물을 쏟아냈다.

 

이들 프로그램에서 다뤄진 과몰입 현상은 게임업계의 시각에서 보면 반론의 여지도 다소 존재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산업 자체가 사회현상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는 게임산업의 특성을 이해하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게임 산업의 확대는 늘 호사다마(好事多魔)가 따르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질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게임이 잘 되도 늘 빛과 그림자는 존재하는 것 같아요.”


어느 게임업체 관계자의 말처럼 잘 될수록 더욱 조심하고 많을수록 더 많이 나눠야 한다는 교훈을 마음 깊이 새겨야 할 것 같다.


[더게임스 김윤겸 기자 gemi@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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